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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법인 대원학원 산하 대원교육장학재단은 중국 청도(靑島)에 위치한 조선족 명문고 청도정양학교와 MOU를 체결하고, ‘청도대원국제학교(가칭) 국제부 과정’을 공동운영한다. 최근 언론에 ‘대원외고가 특목고 학교법인 최초로 해외에 국제학교를 세운다’는 내용이 보도됐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대원외고가 자금을 투자해 국제학교를 설립하는 게 아니라 청도정양학교와 교육 콘텐츠 MOU를 맺어 학교 내 ‘국제부 과정’을 만드는 것이다. 김창호 대원외고 교장을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중국 청도정양학교 내 ‘국제부 과정’ 개설… 5월 29일까지 첫 신입생 모집
얼마 전 중국 청도에서 돌아온 김 교장은 “청도대원국제학교가 중국 내에서 국제학교 허가를 받으려면 중국법상 1년6개월 이상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대원외고는 중국에서 정확한 ‘교명’을 받기 전까지 청도정양학교와 MOU를 통해 교육프로그램 교류 차원의 ‘국제부 과정’을 공동운영한다. 학교를 넓히고 현대화시키기 위한 투자 등 ‘하드웨어’는 청도정양학교 측에서, 교육 커리큘럼과 진학지도 등 ‘소프트웨어’는 대원외고에서 맡았다.
현재 정양학교는 유치원·초등·중등 과정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올해부터 청도대원국제학교 국제부 과정으로 중·고생 120여명을 뽑는다. 중학교 1·2·3학년 80명, 고등학교 1학년 40명으로,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한다. 모집대상은 △주재원 자녀 △교민 자녀 △한국인 학생 △조선족 자녀 등이다. 김 교장은 “현재 중국 학생은 입학할 수 없다”며 “국제학교로 정식 승인을 받으면 중국 학생을 유치해 대원외고의 ‘해외 유학반’ 교육 노하우를 나눠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간 학비는 입학금 1만 위안(한화 약 160만원), 중학교 과정 7만2000위안(한화 약 1152만원), 고등학교 과정 8만7000위안(한화 약 1392만원), 기숙사비 3만9000위안(한화 약 624만원)으로 정해졌다. 모집은 오는 5월 29일까지며, 전형은 서류와 면접으로 진행된다.
대원청도국제학교 국제부 교육과정은 크게 △중국대학 진학 △해외 유학 △한국대학 진학반으로 나뉜다. 해외유학반은 AP과정이나 SAT과정에 집중한다. 한국대학 진학반에서는 ‘논술’과 ‘역사교육’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김 교장은 “학생들이 역사교육을 통해 민족 정체성을 확립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대학 지원 시 ‘재외국민전형’으로 지원 가능하지만, ‘해외 거주 시 부모와 함께 거주한 자’ 등 대학별 자격요건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 -
◇현지 사정에 밝은 ‘중국통’ 글로벌리더 키울 것
대원외고가 청도정양학교와 MOU를 맺은 건 ‘교육 콘텐츠 공동운영’ 때문이다. 중국 길림성과 연변 인근의 조선족 학교가 문을 닫기 시작하면서 이들 자녀를 가르칠 선진화된 교육 프로그램이 부족한 실정이었다. 김 교장은 “청도정양학교 설립자는 조선족과 교민 자녀의 교육이 끊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내 전북대와 자매 결연을 통해 전북대 한국어교육과 학생들이 이곳에 와서 교생실습을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다”고 설명했다.
대원외고가 청도대원국제학교 국제부 과정 설립하자, 한 편에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 섞인 반응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김 교장은 “교육과정이나 교육자료, 학교 운영방법, 교사 교류 등을 청도정양학교에 지원하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MOU를 맺은 또 다른 이유는 ‘우수한 글로벌 인재’ 배출을 위해서다. 김 교장은 “중국과 한국이 경제적 측면에서 상생관계로 발전하고 있다”며 “현지 사정에 밝은 ‘중국통’ 글로벌 리더를 키우기 위해서는 중·고등학교 때부터 단단한 교육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교장은 이번 국제부 과정 설립이 ‘우리 교육 콘텐츠를 수출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동남아지역에서 ‘한류’ 열풍이 불고, 중국과 인도, 베트남 등에 우리나라 기업 공장도 넓게 퍼져 있죠. 이제는 우리 교육콘텐츠도 체계화해 수출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처럼 대원외고는 질 높은 중·고등학교 교육 콘텐츠를 더 넓은 곳으로 퍼뜨려 일찍부터 글로벌 인재를 키우는 데 주목하고 있다.
[조선에듀] 대원외고 국제학교 설립? “중국학교 내 ‘국제부 과정’ 개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