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A/B형 선택에 따른 유불리 진단
맛있는교육
기사입력 2013.03.14 14:32
  • 2014 수능의 가장 큰 특징은 A/B형으로 나누어지는 수준별 수능이다. 이미 발표된 중상위권 이상의 대학에서 반영하는 응시 유형은 인문계 ‘국어B+수학A+영어B’, 자연계 ‘국어A+수학B+영어B’ 이다. 이렇게 선발하는 대학은 인문계열 50개, 자연계열 43개 정도의 대학에 그치고(아래 표 참조) 나머지 대학은 대부분 A/B형을 모두 허용하므로 시간이 지나갈수록 수험생가운데 인문계열의 경우 국어와 영어, 자연계열의 경우 수학과 영어에서 A형 선택을 염두에 두는 수험생들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에서 어떤 유형을 반영하느냐에 따라 수험생들의 유형 선택이 달라지므로 현재의 수준과 앞으로의 성적 향상 가능성을 가늠해 목표 대학을 설정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하지만 가급적 A/B형 유형 선택을 빨리 결정하고 유형에 맞춘 학습을 해 나갈 때 전략적인 수험생활이 가능해 진다는것도 명심해야 한다.

    한편 주요대학들의 국수영 B형 가산점 현황을 살펴보면, 수학 B형에 가산점을 높게 부여하는 경우(강원대 30%, 경북대 15%, 전남대 20%, 전북대 20%), 영어B형에 가산점을 높게 부여하는 경우(이화여대 40%), 국수영 모두 B형에 가산점을 높게 부여하는 경우(춘천교대 20%)를 비롯해 대체로 어려운 B형 응시자에게 10~20% 정도의 가산점을 부여한다.

    이 때 상대적으로 쉬운 A형에 응시한다면 B형 응시자들에게 부여되는 가산점 적용보다 더 높은 표준점수와 백분위 점수를 받아야 한다. 결국 지원 대학 또는 모집단위별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과 가산점 부여 후 총점을 정밀하게 계산하고 비교해야 A형 선택으로 인한 불리함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예년의 예로 보면 A/B형 모두 지원 가능한 경우 B형 선택자에게 10% 이상의 가산점을 부여하게 되면 A형 선택자가 가져야 하는 부담은 매우 크다.

    국어는 대다수의 인문계 수험생이 B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지만, 자연계, 예체능계, 전문계고출신자, 중하위권 이하의 일부 인문계 수험생은 A형을 선택할 것으로 보인다. 국어의 경우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가톨릭대, 상명대, 경상대, 목포대 등)을 목표로 한다면 굳이 B형에서 A형으로 바꿀 이유는 없어 보이지만 백분위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할 경우에는 A형으로 바꾸어도 B형에 부여하는 10% 정도의 가산점은 어렵지 않게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수학의 경우에는 A/B형의 유불리 자체보다는 얼마나 빨리 유형을 선택하느냐도 중요한 요소이다. 아래의 표는 작년도 자연계 수험생들의 수리 ‘나’형(금년도 A형) 선택 인원을 월별로 추정한 것이다. 3월과 실제 수능은 약 8만 4천 명 정도의 차이가 나고 6월과 실제 수능도 약 4만 4천 명, 7월과도 약 3만 명 정도의 차이가 났다. 유형 결정의 시기가 늦어지는 만큼 시험을 준비하는 시간의 안배나 학습 전략도 바람직하지 못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최소한 6월 모의평가를 전후해서는 유형 결정을 하고, 선택한 유형의 학습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대학마다 반영 방식에 따라 차이는 나지만 수학 B형에 10% 정도의 가중치를 부여하면 수학 A형을 응시해도 불리해지지 않았음이 지금까지의 결과이고 경험이다. 최소한 A형을 선택해서 불리하지만 않는다면 상대적으로 학습의 부담 정도가 작은 A형을 선택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국어와 수학이 계열별 수능과 유사하다면 영어는 수준별 수능에 가깝다. 그러기에 처음으로 수준별 수능을 실시하는 영어 영역에서의 유형 선택이 중하위권 수험생에게 가장 어려울 수 있고 그만큼 입시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영어는 6월 모평 이후 최소한 전체 수능 응시자의 30~40%가 A형에 응시할 것으로 보인다.

    아래의 그림은 2013학년도 외국어 영역 응시자 중 중위권 이하의 상당 수가 포함된 40% 정도가 A형을 응시할 것이라고 가정했을 경우의 등급 변화를 예측한 것이다.

  • B형의 응시 인원이 지난해 응시자의 60% 수준으로 줄어들게 되면 2013수능 1등급 학생의 58% 정도만이 1등급을 받고 나머지는 2등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7등급(백분위 11) 학생들이 A형에 응시하면 4~6등급(백분위 60~23)정도가 될 것이고, 4~5등급(백분위 60~40) 학생들이 B형에 응시하면 6~7등급(백분위 23~11)정도가 되겠지만 A형에 응시하면 2~3등급(백분위 89~77)정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목표 대학군과 자신의 성적 상황별로 A/B형 선택에 따른 유∙불리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A/B형의 문제 유형 차이, 난이도, 성적 향상, 목표대학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판단을 조기에 할 수 있다면 중위권 이하 수험생에게 인문은 ‘국어B+수학A+영어B', 자연은 ‘국어A+수학B+영어B' 라는 공식은 성립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성급한 A형 선택으로 인해 주요대학 진학이 불가능해 질 수도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연구실장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