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기숙학원파... 24시간 밀착 관리로 공부 습관 잡아주니까"
맛있는 교육
김구용 조선에듀케이션 기자 kky902@chosun.com
기사입력 2012.11.21 11:40

[새 연재]내게 맞는 재수학원은? <上>'기숙학원' 편

-자기주도학습력 약한 수험생에겐 '딱'
-다소 비싼 수강료는 부담스러울 수도

  • 2013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끝났다. 1년간 인고의 시간을 견뎌온 수험생은 해방감에 들떠 있다. 하지만 수능을 끝내고도 가시방석인 이가 적지않다. 사전 채점 결과, 성적이 예상치를 밑도는 학생들이다. 점수에 맞춰 지원해야 할지, 원하는 학교와 학과에 가기 위해 재수를 선택할지 벌써부터 고민이 한가득하다.

    재수 경험이 있는 선배는 물론이고 학교 교사나 학원 강사 모두 "재수를 결심했다면 하루라도 일찍 시작하라"고 입을 모은다. 수능 직후 붕 뜬 분위기에 휩쓸려 자칫 공부 리듬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 하지만 막상 재수를 시작하려 해도 어떤 방법을 택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조선에듀케이션은 오늘부터 사흘간 예비 재수생을 위해 관계자와 경험자의 조언을 바탕으로  정리한 '유형별 재수학원 선택 요령'을 연재한다. /편집자

  • 기숙학원의 최대 장점은 '철저한 관리'다. <사진 제공 포천한샘아카데미 기숙학원>
    ▲ 기숙학원의 최대 장점은 '철저한 관리'다. <사진 제공 포천한샘아카데미 기숙학원>
    ◇2중 담임제 실시로 '공부만 하면 되는' 환경 조성

    재수학원 관계자들은 "경제적 여건만 허락한다면 기숙학원이 가장 좋은 선택"이라고 입을 모은다. 가장 큰 이유는 '최적의 학습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기숙학원은 대부분 외진 곳에 위치하고 있어 술·담배·게임 등의 유혹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 입소 시 휴대전화나 노트북 등 개인용 휴대기기 반입도 금지된다. 의식주를 모두 학원에서 제공하고 관리하므로 자연스레 '공부만 하면 되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철저한 학습·생활 관리도 장점이다. 대부분의 기숙학원은 교과 담임 교사와 생활 담임 교사를 따로 두는 일명 ‘2중 담임제’를 실시한다. 교과 담임 교사는 수강생이 자신의 성적과 성향을 바탕으로 학습계획을 짜고 실천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 생활 담임 교사는 하루 24시간 수강생과 함께 생활하며 자습·휴식 시간을 관리한다.

    일부 학원은 아예 교과 담임 교사가 학원에 상주하며 생활 담임 교사를 겸한다. 장상덕 포천 한샘아카데미 기숙학원장은 "기숙학원 수강생은 예외 없이 엄격한 규율에 따라 시간표대로 생활하므로 공부하는 습관이 절로 몸에 배게 된다"고 말했다.

  • 기숙학원은 24시간 교사가 상주하므로 본인이 원할 때 언제라도 지도 받을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케이스사관 기숙학원>
    ▲ 기숙학원은 24시간 교사가 상주하므로 본인이 원할 때 언제라도 지도 받을 수 있다. <사진 제공 서울케이스사관 기숙학원>
    ◇공부습관 절로 몸에 배... 본인 성향 파악이 우선

    기숙학원 관계자가 추천하는 '기숙학원 입소 1순위 학생'의 성향은 '자기주도학습력 부족'이다. 자습시간에 뭘 해야 할지 몰라 괴롭거나 좋아하는 과목만 공부하는 학생도 기숙학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김향돈 서울케이스사관학원장은 "기숙학원에서 재수하며 공부 습관을 들인 수강생 중 상당수는 (좀 더 나은 대학 진학에 대한) 욕심으로 삼수를 선택하기도 한다"고 귀띔했다.

    서울케이스사관학원에서 공부한 이동진(22·4수)씨가 바로 그런 경우다. 이씨는 "고 3 때 수능 성적을 받아 들고 보니 갈 수 있는 대학이 없었다"고 말했다. "재수할 땐 워낙 기초가 모자라 성적이 오르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어요. 욕심이 생겨 지난해 3수에 도전했는데 그제야 공부를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오더라고요. '딱 1년만 더 하면 원하는 대학을 골라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4수까지 하게 됐습니다." 실제로 그는 지난 9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행 모의고사 당시 전 영역에 걸쳐 1·2등급의 성적을 받았다. 2등급을 받은 수리영역도 1등급에 근접한 수준이었다.

    기숙학원의 최대 단점은 만만찮은 학원비(월 평균 200만원 내외)다. 빡빡한 일과 역시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기도 하다.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거나 예민한 성격의 소유자라면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을 수도 있다. 실제로 단체 생활에 익숙지 않은 학생은 초반 한두 달을 못 견디고 중도 퇴소하기도 한다.

    김명준 강남대성학원 부원장은 "본인의 의지만 확고하다면 기숙학원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기숙학원 수강료가 비싼 것 같아도 지방 거주 수험생이 대도시 소재 유명 대입학원 재수정규반(종합반)에 다니며 쓰는 학원비와 생활비를 감안하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통학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지요. 수강료보다 중요한 건 본인에게 맞는 유형인지 생각하고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