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교육신간]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외
맛있는 교육
남미영 조선에듀케이션 기자 willena@chosun.com
기사입력 2012.11.09 16:57
  •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 교감하는 부모가 아이의 십대를 살린다
    자녀가 10대에 들어서면 부모의 고민은 깊어진다. 사춘기 자녀는 전에 없이 변덕스러워지는가 하면, 무조건 반항하거나 대화의 창을 아예 닫아버린다. 이 때문에 부모는 자신도 모르게 강압적 통제자로 변하거나, 잔소리를 입에 달고 살게 된다.

    '교감하는 부모...'는 서툰 대처로 부모와 자녀 간 골이 깊어지지 않도록 사려 깊은 조력자 역할을 자처하는 책이다. 교육 전문가로 여러 권의 교육 서적을 출간한 저자는 미국 유명 TV 프로그램 ‘오프라 윈프리 쇼’에서 자녀교육 특집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내 교육계 권위자인 그가 이 책에서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자녀 양육은 '지도'가 아니라 '(10대의 행동에 대한)통역'이란 것이다. 저자는 이를 통해 부모가 자녀의 행동을 더 잘 이해하고 유연하게 반응하길 기대한다.

    이 책에 따르면 10대의 내면엔 ‘퇴행하는 어린이’와 ‘새로 등장하는 어른’ 이 공존한다. 이 시기엔 두 인물의 퇴장과 등장이 동시에 진행된다. 하지만 부모 눈엔 전자만 보이는 경우가 많다. 부모와 자녀가 사사건건 갈등하는 건 그 때문이다.

    저자는 '덮어놓고 아이를 이해하라'고 강요하는 대신 다양한 사례와 연구 결과, 10대 시기 성장리듬의 특성을 들며 자녀를 이해하도록 돕는다. 자녀와의 마찰을 줄여 긍정적 결과를 끌어내는 대화법을 제시하기도 한다.

    ‘감정코칭 전문가’ 최성애 박사가 감수 작업을 맡은 점이 눈에 띈다. 덕분에 책 전체가 우리나라 가정 현실과 크게 동떨어지지 않은 실용적 조언으로 가득하다. 방문 너머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는 자녀와의 거리감을 좁히고 아이의 '마지막 안전 지대'가 돼주고 싶다면 한 번쯤 집어들 만한 책이다. 마이크 리에라 글, 최성애 감수, 이명혜 옮김, 더퀘스트, 1만5500원.

  • 어메이징 그래비티
    ▲ 어메이징 그래비티
    최근 학습 서적의 주된 관심사는 '어떻게 하면 어려운 공부를 쉽고 재밌게 풀어낼 수 있을까?'에 있다. 몇 년째 인기 몰이 중인 어린이 학습만화 시장만 봐도 이 같은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 '어메이징 그래비티(Amazing Gravity)'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대상 독자층을 낮게는 중고생, 높게는 일반인까지 넓혀 잡은 과학 학습만화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그래비티'란 영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 중력의 원리와 역사에 집중한 책이다. 민족사관고등학교 과학 교사이기도 한 저자의 탄탄한 배경 지식과 현대적 유머 감각, 재미있는 일러스트가 조화롭게 어우러져 독자들을 중력의 세계로 이끈다. '중력 관련 과학 지식을 그저 그림으로 설명하는 데 그친 책일 것'이란 편견은 접어둘 것. 중력 발견자의 상상력을 좇아가며 과학적 사고의 발전 과정을 지켜볼 수 있다는 게 이 책의 최대 매력이다. 조진호 글·그림, 궁리, 1만4800원.


  • 사춘기 예찬
    ▲ 사춘기 예찬
    사춘기의 원래 뜻은 '봄(春)을 생각하는(思) 시기(期)'다. 저자는 사춘기를 '우울하고 방황하는 시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으니까 아픔도 감내해야 하는 시기'로 몰아가는 데 반박하며 청소년을 감싼다. 이 책은 문학으로 청소년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지는 '문학 멘토링 도서'다. 챕터별로 자기 위안이나 자아 성찰, 일·결혼·죽음을 이야기한다. 모든 주제가 훌륭한 문학 작품과 맞물려 전개된다는 점이 흥미롭다. 책을 읽다보면 다양한 시와 고전을 통해 인문학적 교양이 쌓이는 동시에,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던 고민이 쓸려내려간다. 최근 쏟아져 나온 '참고 버티면 어느새 단단해질 것'이란 메시지가 버거웠던 독자라면 오랜 세월에도 빛 바래지 않는 따뜻한 문장으로 청소년의 어깨를 토닥이는 문학 멘토를 만나보자. 김열규 글, 탐, 1만원.



  •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 니 부모 얼굴이 보고싶다
    올 1월, 국내에서도 무대에 올려진 동명의 연극을 토대로 쓰인 소설이다. 분명 픽션이지만 마냥 편안하게 읽히진 않는다. 학교 폭력의 고통을 이기지 못해 자살을 선택하는 학생이 잇따르는 국내 현실과 책 속 내용이 무관하지 않기 때문. 소설엔 학생 자살 사건을 초래한 학교 폭력 가해자 부모가 등장한다. 이들은 '내 자식만 피해 입지 않으면 된다' '언젠가는 반성할 테니 선처를 부탁한다'는 안이한 생각으로 사회 보편적 정의가 아닌 '부모의 정의'를 요구한다. 비뚤어진 교육관, 그리고 자녀의 그릇된 행동에 대한 잘못된 사후처리가 얼마나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는지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하타사와 세이고·구도 치나쓰 글, 추지나 옮김, 다른, 1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