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기 수업에서 주목해야 할 것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기사입력 2023.04.26 11:01
  • 말하기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것은 ‘정확한 발음으로,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이 됐느냐’다.
    ▲ 말하기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것은 ‘정확한 발음으로,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이 됐느냐’다.
    누군가 독서 교육, 국어 교육의 목표를 묻는다면, 수많은 대답이 있겠지만 아마도 숙고 끝에 ‘소통’이라고 정리하게 될 것 같다. 우리 학생들이 글을 통해 누군가의 생각을 이해하고, 글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것.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책 읽기, 글쓰기 수업을 하다 보면 자신만의 생각에 갇혀 읽거나 쓰는 학생들을 볼 수가 있다. 앞뒤 문장이 논리 없이 생각의 흐름대로 흘러가거나, 비약이 심한 논리를 구성하는 경우들도 이에 속한다. 읽을 사람이 고려되지 않은 글쓰기를 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자기 중심성이 높은 연령이기도 하고, 아무리 부족한 글이라도 열심히 쓴 내용 속에는 ‘빛나는 발상’이 담겨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읽고 격려하지만, 향상돼야 할 부분도 있다는 것을 마음 한편에 명심하고 있다.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 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그런 면에서 ‘말하기/발표 교육’은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말하기는 ‘듣는 사람’의 반응이 즉각적이기에, 청자를 고려하게 되는 상황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따라서 소통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것은 ‘정확한 발음으로,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이 됐느냐’다. 얼마나 멋들어진 표현을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화려하게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청중이 집중해 잘 들을 수 있는 발표가 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기울여져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한층 자라나게 되리라 믿는다.

    둘째, 말하기 수업에서 강조돼야 하는 것은 정확한 듣기와 읽기다. 논술/글쓰기의 한 권위자가 ‘대충 읽으면 대충 쓰게 된다’라고 강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을 다시 하면 ‘제대로 쓰려면 제대로 읽어야 한다’가 된다. 논술 시험에서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내용이지만 이것은 말하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제대로 말하려면, 제대로 이해하며 들어야 한다. 대충 듣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정확한 답변을 제시해 줄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말하기 수업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경쟁적 분위기가 아니라 협력적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경쟁적 분위기가 열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보다 더 발표를 잘했어!’ 또는 ‘오늘 발표는 내가 제일 잘해야지!’ 같은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다. 단기간 향상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으나, 지속될 경우, ‘소통하는 말하기’라는 본질을 잊고 ‘뽐내는 말하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결코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독서든, 말하기든, 글쓰기든 본질은 모두 같다.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을 전달하고,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이해하는 것. 미래 사회에서는 멋지게 잘 뽐내는 사람보다, 다른 사람과 원활하고 정확하게 소통하는 사람을 기대한다는 것도 분명하다. 본질을 놓치지 않고 말하기 수업에서 주목해야 할 것을 잘 이해하며 함께 성장하는 학생들이 되길 바란다.

    글=손지혜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삼성교육센터 부원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