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아직 교육공약을 현실화할 구체적인 계획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정부는 교육 불평등 문제를 해소하고 학생참여형 교육을 실현하는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합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은 14일 오전 11시 청와대 앞 분수대 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윤 당선인이 내건 교육공약이 미흡한 점을 지적하면서 경쟁교육, 교육 불평등 문제 등을 해결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을 요구한 것이다.

사걱세는 우선 입시경쟁을 완화할 수 있는 고교서열화 해소를 강조했다. 수직적 고교서열화로 인해 초등학생부터 고입경쟁에 뛰어들면서 줄세우기식 경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사걱세는 기자회견에서 “학생들 성적에 의해 이미 서열화돼 있는 지금의 고교 체제 속에서는 교육의 공정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며 “자율형사립고와 특수목적고를 일반고로 전환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과도한 사교육 열풍이 불지 않도록 정부가 관리·감독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윤 당선인이 공정성을 명분으로 강조했던 ‘대입 정시 비율 확대’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사걱세는 수시와 정시 비율 조정으로는 대입 공정성을 지키기 어렵다고 했다. 이보다는 고교 교육과정을 준수한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출제를 먼저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사걱세 관계자는 “수능을 명시하는 법률의 재정비를 통해 단순 암기와 오지선다형 문항을 벗어난 문제출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학생들의 경쟁을 부추기는 것이 아닌 학생 맞춤형 교육이 될 수 있게 앞장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자회견에서 대학서열 해소를 위해 ‘대학입학보장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대입과정이 높은 학벌을 얻기 위한 경쟁수단으로 활용될 경우 우울증에 걸리거나 극단적 선택 등을 하는 학생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걱세는 “일정 수준의 성적을 갖추면 입학을 보장하는 공동입시제를 도입하고, 여기에 필요한 행·재정적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공립대와 사립대 간 네트워크를 구성해 대학 서열화를 해소하고, 교육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공교육의 만족도를 끌어올리도록 ‘학교책임교육강화제도’를 실시할 것을 함께 요구했다. ▲과밀학급 해소 및 학습당 인원수 적정화 ▲교원의 전문성 신장 및 교원평가 내실화 ▲개인별 맞춤형 교육지원 체계 구축 등이 여기 포함된다.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