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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접종 완료자에 한해 공공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백신 패스를 시행한 가운데 일부 대학가에도 이러한 제도가 도입됐다. 학내 시설 이용, 대면 수업과 축제 참여 등이 백신 접종자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학내 백신 패스를 놓고 접종을 강요한다는 의견과 공통체를 위해 따라야 하는 결정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2일 온라인 대학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대학이 백신 패스로 편 가르기를 하고 있다는 글이 다수 게재됐다. 이에 따르면 건국대 글로컬 캠퍼스는 단계적 일상회복에 맞춰 오랜만에 대면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2차 백신 접종 완료자만 축제에 참여할 수 있게 규정을 내려 형평성 논란에 휩싸인 것. 커뮤니티에는 "접종을 강요하는 정책"이라는 의견과 "위드 코로나가 되려면 백신 접종은 필수"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한 익명의 네티즌은 "똑같은 학생인데 학교의 행사가 백신 접종자를 중심으로 흘러가는 것은 잘못됐다"며 "백신을 맞아도 안전이 보장된 것은 아니니 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 역시 행사에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른 네티즌은 "미접종자에 대한 차별은 이해한다"면서도 "점점 사회가 개인의 자유를 억압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했다.반대의 의견도 있다. 백신 패스 도입에 찬성한 한 대학생은 "백신 접종은 본인과 공동체의 안전을 위한 당연한 선택"이라며 "백신을 맞은 사람들과 동일한 혜택을 누리는 건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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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일부 대학에서는 백신 접종 완료자에 한해 학내 수업과 기타 시설 등을 누릴 수 있게 했다. 1일 인하대는 기존 모바일 학생증에 백신 접종 여부가 표시되는 방식을 도입했다. 2차 접종을 끝낸 학생을 대상으로 학내 체육시설과 다중이용시설 이용이 가능한 것이다.숭실대의 경우 대면 수업에 참여하기 위해 모든 교수와 학생은 2차 접종 완료증명서를 제출하거나 PCR 검사를 받아 음성판정을 받아야 한다. 도서관 등 학내 대중이용시설 방문 역시 동일하게 적용된다.이러한 제도를 시행하는 대학들이 나오자 접종을 하겠다는 이도 생겼다. 대학생 권모(22) 씨는 "부작용이 두려워 이제껏 접종을 거부해왔지만 더 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며 "사회가 백신 접종을 강요하는 분위기를 형성해서 차라리 접종을 하고 맘 편히 학교를 다닐 생각"이라고 했다.대학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습결손을 막기 위해 백신 패스는 꼭 필요한 제도라고 답했다. 인하대 관계자는 "일부가 불만을 표출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학교의 책무는 학생에게 제대로 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전체 접종 완료율이 80%에 달하는 상황에서 백신 패스만이 위드 코로나를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교육부에 따르면 내년 1학기부터 이 같은 백신 패스가 모든 대학에 적용된다. 학습결손 등을 우려해 원격수업을 지양하고 교육 목표에 적합한 학사 운영을 하겠다는 이유에서다.교육부 관계자는 "이는 접종 완료자의 일상회복을 지원하고 미접종자들을 감염 위험에서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며 "학생들의 안전한 학내 활동이 지속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yk123@chosun.com
대학가에도 번진 백신 패스…팽팽한 찬반론
-축제 참여·대학 시설 이용 등…접종 완료해야 가능
-"개인의 자유" VS "접종은 공동체를 위한 선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