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女화장실에 몰카 설치한 현직 교사…교내 불법 촬영 잇따라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5.26 10:48

-서울 고교 A 교사, 교직원 女화장실에 촬영 카메라 설치
-이전 근무 학교서도 불법 촬영 카메라 발견…경찰 수사중
-조희연, "책임 통감, 엄중 대처하겠다"…교육청 대응 비판도

  • 서울 한 고등학교에서 남성 교사가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해당 교사가 직전 근무했던 고등학교에서도 카메라가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현직 교사들의 학교 화장실 불법 촬영 사건이 잇따르자, 교육당국의 대응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A교사는 현재 재직 중인 B고등학교 여직원 화장실에 불법촬영 카메라를 설치해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해당 고교의 다른 교직원이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 카메라를 발견하고 수사기관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경찰은 조사 과정에서 A교사를 특정해 자택 압수수색을 벌였다. 현재 압수수색에서 발견한 휴대전화 등에 대한 분석이 이뤄지고 있으며, 불법 촬영물을 배포했는지 여부도 확인할 방침이다.

    이후 A교사의 추가 범죄 정황도 포착됐다. 교육청은 “해당 교사의 첫 발령지인 전임 학교에서도 학교 내 화장실을 긴급 점검한 결과, 여자 화장실에서 불법촬영 카메라를 발견해 수사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은 A교사를 직위해제한 데 이어 경찰 수사 결과가 나오는대로 징계 수위를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안이 중대한 만큼 혐의가 사실로 드러나면 중징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관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25일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발생한 불법 촬영으로 충격과 상처를 받으신 피해자분들과 학부모님께 교육감으로서 책임을 통감하며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피해자의 일상 회복을 위해 심리상담 및 회복 교육 등 적극적 지원조치를 마련하겠다”며 “불법 촬영 카메라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두 번 다시 이러한 범죄가 재발하지 않도록 엄중히 대처하겠다”고 강조했다.

    교육청은 2018년부터 학교 내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전수 점검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모든 학교와 기관에 연 2회 이상 점검을 시행하도록 안내했다. 그러나 앞선 전수 조사를 통해서도 불법 촬영을 적발하지 못하자, 현장의 비판이 커졌다.

    사실 현직 교사의 교내 화장실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에는 경남 김해와 창녕에서도 현직 교사가 교내 여자 화장실에 불법 촬영 카메라를 설치한 사실이 잇따라 발각됐다. 김해와 창녕 교사들은 각각 징역 3년과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교사단체의 한 관계자는 “교육당국의 불법 촬영 대응 방식이 효과적이지 못한 것 같다”며 “학교 구성원들이 직접 대응해야 사건이 더 빠르게 알려지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앞서 교육부도 교내 불법 촬영 카메라 설치 여부를 전수 조사한다고 나섰는데, 이는 가해자가 카메라를 회수할 시간을 벌어준 게 아니냐는 비판이 컸다”고 했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