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속 ‘등교 즐겁다’는 초·중·고생 줄었다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4.19 10:57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 발표
-학교 그만두고 싶은 이유…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 지난해 초부터 코로나19 사태로 등교수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생각하는 초·중·고생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발표한 ‘2020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응답한 초중고생의 비율은 71.7%에 그쳤다. 앞서 실시된 조사결과와 비교하면 낮은 수치다. ‘학교에 가는 것이 즐겁다’고 응답한 초중고생의 비율은 지난 2018년 76.6%, 2019년 76.5%로 나타났다.

    또한 ‘최근 1년 동안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23.6%로 나타났다. 학교급별 응답률은 초등학교 17.1%, 중학교 20.5%, 고등학교 32.3%다. 학업성적과 경제적 수준이 낮을수록 응답률이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학교를 그만두고 싶은 이유는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30% ▲공부하기 싫어서 27.2% ▲성적이 좋지 않아서 14.5% ▲내가 배우고 싶은 내용이 없어서 12.7% ▲괴롭힘을 당해서 5.1% ▲선생님이 불공평한 대우를 해서 3.6% 순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귀찮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라는 응답률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무기력증으로 인한 학업중단 고민이 늘어난 것”이라고 풀이했다.

    ◇수면 부족 겪는 주된 이유는 ‘학업문제’


    학업문제로 인한 수면시간과 여가시간 부족 문제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초중고생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12분이다. 초등학생은 8시간 42분, 중학생은 7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54분으로 나타났다.

    청소년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국 수면재단이 권장하는 초등학생 수면시간은 10~11시간, 10대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8~10시간이다. 2016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평균 수면시간(8시간 22분)과 비교하면 한국 청소년의 수면시간은 매우 짧은 편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 참여한 초중고생 47.7%는 ‘수면시간이 부족하다’고 응답했다. 이들이 수면 부족을 겪는 주된 이유는 학업문제(41.9%) 때문이다. 구체적인 원인은 ▲숙제, 인터넷강의 등 가정학습 21.5% ▲학원·과외 15.5% ▲영상, 블로그 등 인터넷 14.9% ▲게임 13.5% ▲야간자율학습 4.9% 등으로 나타났다.

    여가시간도 부족한 편이다. 이번 조사에 참여한 초중고생 52.9%는 여가시간이 3시간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 10명 중 4명(39.4%)이 하루에 3시간도 쉬지 못했다.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해 본 적 있는 중고생 27%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제공
    특히 학업문제가 중고생의 정신건강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 1년간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고 응답한 중고생은 27%에 달했다. ▲학업부담, 성적 등 학업문제 39.8% ▲미래(진로)에 대한 불안 25.5% ▲가족 간의 갈등 16% 등이 이유였다.

    초중고생 27%는 우울감을 느낀 적이 있으며, 학교급이 높을수록 우울감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행복하다’고 응답한 초중고생은 85.8%다. 학교급이 높을수록 불행하다고 느끼는 경향이 강했으며,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주된 이유 역시 ‘학업문제(40.6%)’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지난 2019년 9월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우리 정부의 제5·6차 국가보고서 심의과정에서 “아동의 아동기를 사실상 박탈하는,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환경을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특히 자살예방과 유해물질·환경 모니터링, 경쟁적 입시위주교육 개선, 휴식 및 놀이시간과 시설 보장 등에 대해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권고한 바 있다. 우리 정부는 이러한 권고사항 이행결과를 담은 제7차 국가보고서를 오는 2024년 12월까지 제출해야 한다.

    연구진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아동권리협약 권고사항 이행을 위한 중장기 추진계획과 연도별 추진계획을 수립해 아동정책조정위원회를 중심으로 매년 추진성과를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적극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아동·청소년 인권실태조사는 지난해 7월부터 10월까지 초 4부터 고3까지 아동·청소년 862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문항은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기반을 둔 ‘아동·청소년 인권지표체계’에 따라 구성됐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