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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부 학교 폭력(학폭)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제도 정비에 나선 교육당국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운동부 학폭 문제는 그동안 빈번히 발생했는데, 최근 고발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땜질식 처방’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최근 프로 스포츠 선수들의 학교 폭력 가해 사실이 폭로된 이후 체육계를 중심으로 ‘학폭 미투(Me too·나도 말한다)'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과거 학폭 가해자로 지목된 배구선수 이재영·다영 자매는 지난 15일 소속팀(흥국생명)과 국가대표팀으로부터 무기한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이어 농구·야구 등 다른 종목 선수에 대한 학폭 미투도 계속 터져 나오는 상황이다.이에 교육당국은 뒤늦게 제도 정비에 나섰다. 서울시교육청이 18일 발표한 ‘학교운동부 폭력 예방 및 근절 대책’안에 따르면, 앞으로 학교 폭력 가해 학생으로 조치를 받게 된 학생 선수는 일정 기간 훈련·대회 참가 등 학교운동부 활동이 제한된다.특히 전학이나 퇴학 조치를 받게 된 중·고등학생은 체육특기자 자격을 잃게 된다. 또 중학교에서 전학조치를 받은 학생선수들은 고교 입학 시 체육특기자 자격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를 위해 교육청은 ‘서울특별시 고등학교 입학 체육특기자의 선발에 관한 규칙’ 개정을 추진할 예정이다.매년 7월에 실시하는 ‘학생 선수 인권실태 전수조사’는 오는 3월 관내 모든 초·중·고등학교 학생 선수와 학부모를 대상으로 앞당겨 실시된다. 실태조사를 통해 신고된 사안은 조사 후 관련 법령에 따라 피해자 보호와 가해자 처벌 조치를 할 계획이다.교육부는 문화체육관광부 등 관계 부처와 학교 폭력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을 논의 중이다. 학폭 가해자에 대한 처벌 강화 등의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그러나 이를 두고 교육계 일각에서는 ‘사후약방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학교 폭력을 근절할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일에 교육당국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고, 기존 대책도 과거 발생한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한 사후 조치에 불과하다는 비판이다. 특히 운동부의 경우 기강 문제 등으로 학교 폭력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 관련 대안이 더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이종배 공정사회를 위한 국민모임(학부모 단체) 대표는 “학교 운동부 학폭 문제가 이전에도 심각한 상황이었지만 그동안 교육당국은 소잃고 외양간 고치 듯 사건이 터지면 임시방편으로 실효성이 떨어지는 대책만을 제시해 왔다”며 “이번 대책도 사전 예방보다는 사후 처방에 가깝다. 학교 폭력 근절을 위한 실효성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서울권 4년제 대학의 한 교육학과 교수는 “해묵은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교육당국이 미온적으로 대처해왔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특히 체육계는 성적 지상주의, 기강 문제 등으로 선후배 문화가 엄격하고 학교 폭력이 만연했다.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만큼 미비한 관련 대책을 크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syk@chosun.com
체육계 ‘학폭 미투’ 쏟아지자… 교육당국 대책 마련 나서
-서울교육청 “학폭 가해 학생, 운동부·체육특기자 제외할 것”
-교육계 “뒤늦은 수습… 실효성 있는 대책 내놔야”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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