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계 안팎서 ‘교육격차 해소 법안’ 촉구… 이번엔 국회 통과할까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1.22 13:12

-실태조사·기본계획 수립 위한 ‘교육 불평등 해소법’ 발의
-학교 현장 교육격차 심각… “원인 진단, 해결책 부재”
-조사결과 외부 공개 시 학교 서열화 등 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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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교육격차 문제가 심화하면서 교육계 안팎에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법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정부가 실태조사를 통해 교육 불평등 지표와 지수 개발에 나서고,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는 등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해 부모의 사회·경제적 배경에 따른 교육 불평등의 심각성이 더욱 두드러지고 있다며 ‘교육 불평등 해소법안’을 지난 20일 발의했다. 이 법안은 정부가 교육 불평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며 관련 지표와 지수를 개발해 매년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교육부 장관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교육 불평등 해소와 관련된 중요 사항을 심의하기 위해 교육부 장관이 소속된 교육불평등 해소 위원회를 설치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 불평등은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지만, 현재 진단과 해결책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라며 “실태조사를 통해 불평등의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를 토대로 5년 단위 계획을 세워 교육 불평등을 점진적으로 해소하는 과정을 국민 앞에서 소상히 밝힐 수 있도록 법으로 담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일선 학교 현장에서 체감하는 교육격차는 심각한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9월 강득구 의원실에서 조사한 ‘코로나19 교육 현안 설문’에 따르면, 설문조사에 응답한 학부모의 81.65%, 교사의 80.9%, 학교 관리자의 80.08%, 학생의 62.88%가 원격수업으로 인해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전문가들도 ‘교육 불평등 해소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교육 불평등을 단순히 학교 안에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생각해선 안 된다”며 “실태조사 등으로 교육 불평등의 근본 원인을 정확히 진단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정책 방향을 탐색해야 한다”고 밝혔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위한 지속적인 지원책도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박 교수는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에게 특화된 교사를 채용해 이들이 학생들과 지속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에서 학생들의 기초학력 부진을 담당할 교사 수요를 감안해 교원 수급 문제도 법안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교원 감축 정책과 예산 문제 등으로 기간제 교사를 교육격차 문제에 투입하는 것은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해 오히려 지금의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최근 발의된 교육 불평등 해소법안처럼 ‘교육격차 해소’를 내건 법안은 제17대 국회부터 본격적으로 발의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국회 문턱을 넘은 법안은 0건. 지난 17~20대 국회에서 총 6명의 의원이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법안을 발의했지만, 6개 법안 모두 임기만료로 폐기됐다. 이들 법안에도 교육격차해소기본계획 수립이나 교육격차 실태조사 실시 등이 담겨 있었다.

    이번에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교육격차가 더욱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관련 법안이 통과될지는 미지수다. 앞서 지난 2016년 국회 교육위원회는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법률안’ 검토보고서를 통해 실태조사 결과 공개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검토보고서는 “교육격차 해소를 위해 교육부가 실태조사를 하고 관련 지수를 개발해 이를 정책에 활용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지역·학교 간 교육격차가 외부에 공개될 경우 학교 서열화 등 사회적 부작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