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로 탐색을 위한 독서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기사입력 2023.06.28 10:34
  • 자기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독서는 간접 경험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 자기 자신을 잘 알기 위해서는 '경험'이 중요하다. 독서는 간접 경험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이다.
    평소 수업을 진행하며 아이들과 꿈에 대해 대화를 나눌 때가 많습니다. 미래의 꿈이 무엇이냐는 필자의 질문에 똑 부러지는 말투로 자신의 꿈에 대해 표현하는 아이들이 몇몇 있긴 하나, 실상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하는 아이들이 대부분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 모습입니다. 꿈을 정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정확히 알아야 하는데, 우리 아이들이 아직은 자신을 온전히 관찰하고 이해해본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처럼 미래에 어떤 일을 할 것인지 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자기 자신을 잘 알아야 합니다.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 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고, 경험치가 쌓일수록 오류의 가능성은 줄어듭니다. 즉, 많은 경험을 해보는 게 최선입니다. 다양한 종류의 직업인들을 만나거나 직업 현장을 체험하면 좋겠지만, 시공간의 제약 때문에 직접 경험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래서 간접 경험이 중요합니다. 요즘에는 워낙 다양한 매체가 있기에 수많은 경로를 통해 간접 경험을 쌓을 수 있겠지만, 예나 지금이나 간접 경험의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수단은 바로 독서입니다.

    독서란 그 책을 지은이가 활자를 통해 구축해 놓은 유일무이의 세계와 만나는, 실로 경이로운 체험입니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 항상 머리 위에 상상 풍선이 그려지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낍니다. 그리고 책장을 덮는 순간까지 그 풍선 안에 수많은 세계를 그렸다 지우기를 반복합니다. 그 책이 문학 도서든 비문학 도서든, 그 기분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필자는 그런 독서의 과정에서, 읽는 이의 세계가 확장되는 동시에 선명해진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지적 호기심이 주로 어디에 머물고 어디를 향하는지, 자신의 감정이 어느 순간에 멈칫하는지, 책을 읽어야만 알아챌 수 있는 것들이고, 그것이 바로 자신을 관찰하고 온전히 이해하는 과정인 것입니다.

    아이들과 매일 만나 수업을 하다 보면 느끼는 게 있습니다. 우리 아이들 모두가 각자 저마다의 우주인 양, 그렇게 다를 수가 없습니다. 타고난 기질이나 성향은 물론이거니와 책을 읽는 스타일, 그것을 원고지에 풀어내는 방식도 모두 제각각입니다. 말 그대로 백인백색 그 자체입니다. 그래서 진로 탐색이란 활동이 누군가 대신해 주기 어려운 일인가 봅니다. 심지어 부모조차도 자녀의 마음 깊숙이 자리한 심연을 온전히 들여다보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진로 탐색이 자기 주도적이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10대는 불확실성과 가능성이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그리고 진로 탐색은 어려운 일입니다. 그렇다고 그 일이 간과되거나 방치돼서는 곤란합니다. 공부에도 때가 있듯이 고민에도 때가 있습니다. 그 시기에 치러야 할 고민을 충분히 겪어내지 않으면 훗날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한꺼번에 몰려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이 추구하는 의미나 가치, 행복과는 괴리된 채, 단지 생계유지나 가족 부양만을 위해 직업을 택한다면 그것은 실로 불행한 일일 것입니다.

    ‘사람은 그가 읽은 대로 만들어진다.’ 독일의 극작가 마르틴 발저의 말입니다. 책은 사람을 만들고, 그 사람의 세계도 만듭니다. 물리적 세계의 크기는 모든 이에게 동일하나, 내면의 세계는 그 크기가 사람에 따라 천차만별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그가 축적해온 독서량에 크게 좌우됩니다.

    글을 마무리하며 우리 아이들을 향한 몇 가지 바람을 적어 봅니다. 모든 아이가 책을 읽으며 진짜 자신과 대면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다양한 사람과 세계를 아주 오랫동안 경험하고 또 경험하기 바랍니다. 그래서 자신만의 가치관을 정립한 후 그에 걸맞은 일을 선택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꾸려나가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곧 하루하루 출근길이 즐거운 직업인이 되는 길일 것입니다.

    글=이상준 ‘책읽기와 글쓰기 리딩엠’ 직영교육센터 총괄원장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