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중보건서비스단 ‘아동·청소년 SNS 사용’ 위험 경고
장희주 조선에듀 기자 jhj@chosun.com
기사입력 2023.05.26 15:45
  • 소셜미디어를 즐기는 청소년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는 이들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 소셜미디어를 즐기는 청소년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는 이들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
    미국 공중보건서비스단(PHSCC)이 아동·청소년의 소셜미디어 사용에 대해 '정신건강을 크게 해친다'고 경고했다. 

    PHSCC는 미국 공중위생국의 후신이다. 공중보건정책을 총괄하며, 사회적 위협이 될 만한 대형 보건 이슈 발생 시 공식권고문을 내왔다. 앞서 PHSCC는 최근 20년간 △비만 △총기사고 등의 위험성을 강조해 왔다. 

    24일(현지 시각) 뉴욕타임스(NYT)를 비롯한 현지 매체에 따르면, 비베크 머시 PHSCC 단장 겸 의무총감은 이날 소셜미디어의 공중보건적 문제점 등을 담은 19쪽 분량의 공식권고문을 발표했다.

    PHSCC는 우선 “소셜미디어가 유발한 정신건강 위기 상황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나타나고 있다”며 “시급히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판단했다. 

    소셜미디어 장기간 사용에 따른 위험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 PHSCC는 “하루 3시간 이상 소셜미디어를 즐기는 청소년은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소셜미디어를 하지 않는 이들보다 두 배가량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미국 10대의 95%가 최소 한 개 이상의 소셜미디어를 이용하고 있으며 이들 중 3분의 1은 소셜미디어 중독에 가까운 것으로 드러났다”는 조사 결과도 인용했다. 즉, 미국 청소년의 30% 이상이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해결방안에 대해서는 “청소년기는 뇌 발달의 가장 중요한 시기”라며 “소셜미디어의 부정적 기능을 억제하기 위해 가정에서 정해진 시간에 함께 식사를 하고 휴대폰 없이 대화하는 등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소셜미디어 기업의 자정 노력도 촉구했다. 기업이 먼저 소셜미디어 이용 최소 연령 제한 기준(현행 13세)을 강화하고 유해성이 덜한 어린이용 소셜미디어 환경을 더 적극적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구체적으로 “사용자가 알고리즘 및 플랫폼에 보다 오랜 시간 머물도록 하는 것이 아닌 사회성 강화 등 소셜미디어의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하도록 조치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지 언론은 PHSCC의 이번 권고가 소셜미디어 이용을 제한하려는 미국 내 움직임을 더 활성화시킬 수 있다고 보고있다. 

    현재 미국에서 소셜미디어 사용을 부분적으로라도 금지하고 나선 주(州)는 몬태나와 유타 두 곳이다. 하지만 공중보건당국이 공식 의견을 낸 만큼 향후 각 주에서 더 활발하고 다양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 

    PHSCC 권고 취지에 대해 소셜미디어 기업들은 동감하고 있으나, 적극적 변화를 보이거나, 약속하진 않았다.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보유한 메타는 이날 “PHSCC 권고문에 합리적 내용이 포함돼 있다”고 평가한 뒤 “메타는 16세 이하 청소년의 인스타그램 가입 시 계정이 자동으로 비공개 설정되도록 하고 있으며 청소년이 앱에서 볼 수 있는 콘텐츠 종류도 제한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글=장희주 조선에듀 기자(jhj@chosun.com) #조선에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