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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부터 적용되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은 미래 사회에 대비한 디지털 교육과 관련 문해력 향상에 초점을 둔다. 특히 학습의 기초가 되는 국어의 경우 기초 문해력 교육과 디지털 다매체 시대의 새로운 언어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매체 교육이 강화된다. 국어과 영역 내에 ‘매체’ 과목이 신설된다. 고등학교 선택과목에는 ‘문학과 영상’, ‘매체 의사소통’을 신설해 미디어 리터러시(지식과 정보를 획득하고 이해할 수 있는 능력) 교육을 강화하고 ‘독서와 작문’ ‘주제 탐구 독서’ ‘독서 토론과 글쓰기’ 등 주체적·능동적 독서 활동 과목들도 신설된다.
이와 함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교육도 화두가 되고 있다. 디지털 리터러시란 디지털 시대에 필수적인 정보 이해 능력 및 표현 능력을 가리킨다. 디지털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활용 능력, 디지털 기술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는 자세와 디지털 도구와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생산하고 공유하는 능력을 중요시한다. 이는 다양한 미디어를 접하면서 정확한 정보를 찾고 평가하며 조합할 수 있는 개인의 능력으로 확장됐다.디지털은 도구일 뿐, 이를 잘 다루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여러 분야의 정보를 접한 뒤 연결 · 통합할 수 있어야 한다. 그 대안이 바로 ‘신토피칼(Syntopical)’ 독서다. 이는 《독서의 기술》의 저자 모티머 애들러가 제안한 방법으로, 하나의 주제에 관한 여러 권의 도서를 연계해 비교하며 읽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그 주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는 독서법이다.구체적인 방법은 다음과 같다. 관심 있는 주제를 정한 뒤 해당 주제와 관련이 있는 도서들을 찾는다. 그 도서들 중 주제와 더 깊이 관련이 있는 도서들을 선별한다. 선별한 도서를 읽은 뒤 읽은 도서들을 포괄하는 주제를 찾는다. 예를 들어 ‘환경문제’에 관한 호기심이 생기면, 환경 관련 도서 10~20권을 선별한다. 주제별로 읽다가 저자별로 찾아 볼 수도 있다. '5·18 민주화 운동'이라는 주제를 잡아 관련 소설, 관련 인물 평전, 역사서 등을 연계해 읽을 수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하나의 주제에 관한 다면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
급변하는 매체 환경 속에서 접하는 다양한, 다량의 정보들을 정리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정보 처리 속도와 용량을 늘리려면 ‘지식과 생각의 그물’, 즉 스키마를 만들어야 한다. 신토피컬 독서는 스키마를 만들어준다. 신토피컬 독서를 통해 하나의 주제에 관한 다양한 관점과 쟁점을 찾아볼 수 있고 주제별로 정리해 기억하는 습관도 기를 수 있다. 하나의 주제에 몰입하면서 다른 주제와 연결하며 상호 작용도 할 수 있다.
스티브 잡스는 2005년 스탠포드 대학교 졸업식 축사에서 ‘점을 연결하는 일(connecting the dots)’에 관해 언급했다. 이는 현재와 미래는 연결된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점이 모여 선이 되듯 연관 없어 보이는 대상들을 서로 연결하면 유의미한 결과물을 창출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관건은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이다. 신토피컬 독서가 실마리를 풀어줄 것이다.
[교육칼럼] 신토피컬 독서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