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칼럼]글 읽기에도 격식에 맞는 복장이 있다
김수진 리딩엠 파크리오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2.08.25 17:36
  • 글을 많이 읽어도 활자만 본 경우들이 있다. 필자가 어떤 의도로 썼는지 알지 못하고 의무적으로 눈에 담아내고 배가 부르다고 하는 격이다. 영양 성분을 제대로 알지 못한 채 배부른 것은 건강 상에 도움이 안 된다. 이처럼 글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읽는다면 헛배만 부르기 십상이다. 

    우선 글의 구조에 따라 내용을 요약하려면 글에서 중심 화제가 무엇인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중심 화제를 둘러싼 이야기들에 집중을 한다. 이는 곧 중심 화제에 대한 생각을 찾아내는 것이다. 그러면 문단 간의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고 글의 구조에 따라 내용이 전개되는 과정을 익혀 나갈 수 있다. 

    그렇다면 글의 구조에 따라 어떻게 내용을 어떻게 정리해 나갈 수 있을까? 이를 정리하기 위해서는 우선 글의 종류를 알아야 하며 그에 따른 글의 구조를 파악해 나갈 수 있다. 글의 종류는 설명문, 논설문, 이야기 글 등 다양하게 분류되어 있다. 각각의 구조를 살펴보면 설명문은 ‘머리말-본문-맺음말’의 구조로 대상을 설명하고 있으며, 논설문은 ‘서론-본론-결론’의 구조로 주장과 근거를 제시한다. 마지막으로 이야기 글은 ‘발단-전개-위기-절정-결말’의 구조로 사건이 전개된다. 

    일반적으로 글의 단계별 특징을 고려하려면 각 단계에서 다루는 내용을 들여다보아야 한다. 먼저 설명문의 머리말에서는 설명의 대상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글을 쓰는 이유 등을 밝힌다. 본문에서는 전달하려는 정보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함께 필요할 경우 예시, 열거, 분류, 대조, 비교 등의 설명 방법을 활용하여 읽는 이가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한다. 주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설명문에는 전자 제품 사용 설명서, 놀이동산 안내도, 아파트 단지 안내도, 약도 등이 있고 과학적 원리나 이론 등에 대해서 설명하는 논리적인 글도 포함된다.

    한편 주제가 분명한 논설문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 내가 주장하고자 하는 알맹이가 없다면 논설문의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주제가 정해졌다면, 그 주제와 일치하는 올바른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쳐야 한다. 추상적이고 상식적인 주장을 내세우면 상대방에게 공감을 주기가 어렵다. 그래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펴기 위해서 보다 구체적인 사실, 중요한 자료의 통계 등을 조사하여 그것들을 본론에 제시해 준다. 또한 자신의 주장이 상대방에게 올바르게 전달되어 공감을 얻고 찬성하는 생각을 불러일으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근거를 자세히 써야 한다. 논설문에는 어떤 문제에 대하여 연구한 결과를 발표하는 학술 논문, 신문이나 잡지에 실려 있는 사설이나 평론, 독서론·인생론·종교론·문학론 등 어떤 문제에 대하여 자기의 생각을 진술한 문장 등이 있음을 알아 두자.

    이야기 글은 등장인물 및 주변인물들의 관계도를 파악하는 게 우선이다. 그 다음 배경적 요인에 대해서 살펴보아야 하는데 이때 시간적, 공간적 배경을 각각 알아 본다. 또한 갈등을 일으키는 사건이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풀어 나가고 있는지에 집중해야 하는데 이때 또 중요한 것은 인물들의 성격이다. 한 인물의 성격에 따라 같은 상황이더라도 다르게 풀어나갈 수 있기 때문에 그 마음들을 이해하고 들여다보는 작업이 중요하다.  

    이처럼 글 읽기는 글의 종류 및 글의 구조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는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격식에 맞춘 글을 바르게 읽어내려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