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 지원 어디있나”…시위 나선 장애인부모연대
이영규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2.05.27 11:08

-장애인부모연대 27일 서울시청 앞 시위 돌입
-"돌봄 인력 확대하고, 일자리 지원 강화해야"

  •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장애인 보호 증진을 위한 시위를 벌였다. 단체는 27일 '돌봄 인력 확대' '일자리 보장' '발달장애 전담 부서 설치' 등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에 돌입한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공
    ▲ 전국장애인부모연대가 지난 6일 서울시청 앞에서 장애인 보호 증진을 위한 시위를 벌였다. 단체는 27일 '돌봄 인력 확대' '일자리 보장' '발달장애 전담 부서 설치' 등의 제도 개선을 촉구하는 시위에 돌입한다./전국장애인부모연대 제공
    “정부는 발달장애인에 대한 지원을 해당 가정에게 떠넘기고 있습니다. 그 결과, 장애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현실을 비관하며 스스로 생을 마감하는 실태입니다. 지금이라도 보호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부모연대)는 27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앞에서 시위를 열고 장애인 가족을 위한 지원강화를 촉구했다. 보호 취약계층에 대한 정부의 복지방안이 미흡한 점을 지적하면서 발빠른 조치를 요구한 것이다.

    이들 단체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키우는 부모들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부모연대는 “장애를 겪는 아이는 보호자가 없으면 삶을 이어나갈 수 없는데, 이들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정책과 서비스는 턱없이 부족하다”며 “그 책임과 몫은 오롯이 부모가 감당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부모연대는 잇따라 발생한 장애인 가족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40대 여성이 발달장애인 아들 A군과 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지거나, 60대 여성이 중증장애인 딸 B양에게 수면제를 먹여 생을 마감하게 하는 등의 사건을 언급한 것이다. 

    단체는 이러한 사건에 대해 “예견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단체는 “해당 부모들이 심각한 육아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겪고, 열악한 육아 상황에 내몰리게 되면서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서울시와 서울복지재단이 최근 발표한 ‘장애인가족 지원방안 연구’에 따르면, 돌봄자의 36.7%는 우울과 불안 등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었다. 주요 원인(복수응답)으로는 돌봄 스트레스(75.5%), 경제적 문제(68.6%), 우울·불안(66.5%) 등으로 나타났다. 이밖에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거나, 시도한 이가 있는 것(35%)으로 파악됐다.

    부모연대가 이날 정부에게 요구한 것은 ‘돌봄 인력 확대’와 ‘일자리 지원 강화’다. 단체의 한 관계자는 “육아 문제로 인해 부모 중 한 명은 직장을 그만둬 경제적 문제가 어려운 경우가 많다”면서 “돌봄 인력을 확충할 뿐 아니라 이용 시간을 함께 늘려 양육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발달장애인 자녀가 부모 없이 스스로 자립할 수 있도록 일자리를 지원해 아이의 경제적 능력을 보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외에도 ▲발달장애 전담부서 설치 ▲평생교육 지원체계 마련 ▲주거서비스 구축 등을 통해 권익을 보호하고, 안정된 생활을 제공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lyk123@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