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칼럼] 신문칼럼 교육을 통해 세상을 읽는 혜안 키워야
이상준 리딩엠 역삼교육센터 원장
기사입력 2022.05.16 11:53
  • 신문 속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데에 필요한 무수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디지털 시대를 맞이하여 종이 신문의 힘이 위축된 상황 속에서도 신문은 여전히 온갖 디지털 경로를 통해 우리 일상의 동반자 역할을 톡톡히 담당하고 있다. 이처럼 신문이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이유는 그것이 바로 오늘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각종 사회문제를 다루고 있기 때문이다. 신문이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자 살아 있는 교과서로서의 역할을 능히 해내고 있다는 뜻이다.

    이처럼 현재성과 시사성을 고루 갖춘 신문이 교육현장에서 우수한 교육자료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30년대 미국의 대표 일간지인 ‘뉴욕타임스’가 자사의 신문을 미국 내의 학교교실에 배포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이후 교육 선진국이라 불리는 스웨덴이 1950년대, 핀란드가 1970년대에 ‘신문 활용 교육(Newspaper In Education)’을 도입했고,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한국신문편집인협회가 교육부 장관 앞으로 서한을 보내 학교 교육에 NIE를 도입할 것을 건의하면서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NIE가 처음 시행된 것이 1930년대이고 그로부터 90여 년이 흘러 오늘에 이르렀으니, 신문은 명실상부 한 세기 가까운 세월 동안 훌륭한 교육자료로 자리매김해 온 것이다.

    이와 같은 신문활용 교육의 검증된 효과로는 정보 및 자료의 검색/분석/종합/활용능력 제고, 어휘력 및 문해력 향상, 논리성과 비판력 증진, 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능력배양, 올바른 인성함양, 공동체에 대한 관심 및 적응능력 제고, 민주 시민의식 고취,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한 인식제고 등을 들 수 있다.

    신문을 활용한 교육에는 기사, 칼럼, 사설 또는 시사만화를 이용한 교육 등 다양한 방법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효과적인 것이 칼럼을 이용한 교육이다. 신문칼럼은 수많은 오피니언 리더들의 견해를 담고 있는 글로서 현재성, 시사성, 함축성, 논리성 등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소위 글 잘 쓰기로 소문난 사람들의 논리 정연한 글을 읽으며 오늘날 일어나고 있는 사회 현상을 상세히 접하고 이에 대한 자신만의 견해를 정리한 후 그것을 간결하고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법 등을 자연스레 배울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신문칼럼 교육은 어떤 방법으로 진행하는 것이 좋을까? 다음의 예를 순서대로 따라가 보자. 첫째, 칼럼의 제목을 눈으로 스캔한 후 그 제목만으로 전체 내용을 예측해 잠시 대화를 나눠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피, 땀 그리고 눈물··· 처칠과 BTS>라는 글을 처음 접한 학생들은 익히 알고 있는 BTS의 노래 ‘피, 땀, 눈물’을 떠올리는 동시에, ‘처칠’이라는 단어에 대해 궁금해 할 것이다. 배경지식이 보다 풍부한 학생이라면 ‘처칠’이 20세기 세계적으로 중요한 영국의 정치인이라는 사실에 대해 알고 있을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이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흥미도가 높아지고, 집중력이 향상된다는 점이다.

    둘째, 칼럼을 천천히 정확하게 읽으며 어려운 단어들에 표시를 하고 그 단어들의 사전적 의미를 별도로 정리한다. 위에서 예로 든 칼럼에는 ‘모든 분야 경쟁력의 총화인 국력증진을 위해 지도자는 진력해야’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그렇다면 학생들은 자연스레 ‘총화’나 ‘진력’이라는 단어의 의미가 궁금해질 것이다. 여기서 굳이 사전적 의미까지 필요한 이유는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 것이 글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서는 차후에 좋은 글을 쓰는 데에 있어 그것이 큰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글 잘 쓰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사전 찾기’를 자신의 취미로 꼽는 이유도 바로 그 때문이다.

    셋째, 각 문단의 핵심어와 핵심 문장을 찾아서 그 내용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는 것이다. 물론 핵심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그 문단의 요지를 가장 정확하게 나타낼 수 있도록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그리고 더 나아가서 이 칼럼을 통해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하나의 주제문으로 정리하는 과정을 거치면 칼럼의 내용을 완벽히 숙지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자의 견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다. 오피니언 리더들의 견해가 늘 옳은 것은 아니기에, 그들의 견해에 대한 찬반 입장을 정리한 후 대화를 나누어 보는 등의 독후활동도 가능하다. 이런 과정 속에서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세상의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사고의 지평을 넓혀 나갈 수 있다.

    신문칼럼은 훌륭한 교육자료이다. 그리고 마음만 먹으면 우리는 양질의 칼럼을 손쉽고 풍부하게 접할 수 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학생들이 신문칼럼 교육을 통해 국어학습의 토대를 닦고 더 나아가서는 세상을 읽는 혜안을 키워나가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