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인천의 명문 제물포고 송도로 이전한다는데…
신영경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4.22 11:14

-제물포고 동문 10명 중 9명 이전 찬성
-동구의회 “원도심 학습권 침해” 반대
-이전 문제 둘러싸고 논란 확산될 듯

  • /인천시교육청
    ▲ /인천시교육청
    인천의 명문 제물포고등학교의 신도심 이전 계획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22일 교육계에 따르면, 인천시교육청은 지난달 제물포고를 송도신도시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현 학교 부지에는 진로교육원과 남부교육지원청 등으로 구성된 ‘인천교육복합단지’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대해 교육계의 입장은 첨예하게 갈렸다. 신도심 과밀학급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의견과 원도심 학생들의 학습권이 침해받는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제물포고 총동창회가 지난 14~16일 전체 동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89.6%(1338명)가 학교 이전을 찬성했다. 반대 의견은 10.4%(156명)에 그쳤다. 앞서 총동창회는 지난 2003년부터 교육청에 모교 이전을 지속적으로 건의해 왔다.

    총동창회 관계자는 “2003년 동문 대상 여론조사에선 학교 이전 찬성이 76% 였는데, 이번에는 90%에 가까운 높은 찬성률을 보였다”며 “과거보다 오히려 찬성률이 높아진 것은 그만큼 제물포고의 현재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통폐합이나 폐교를 우려하는 동문이 다수”라며 “동문 의견이 모인 만큼 총동창회도 모교 이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했다.

    송도에 거주하고 있는 한 학부모는 “동네에 아파트만 많고 아이들이 갈 학교는 부족한 상황”이라며 “아직 고등학교가 없는 상태라 학교가 신설되지 않으면, 이전을 해서라도 문제를 해결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반면 인천 동구의회는 교육청 계획에 공식적인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동구의회는 지난 16일 열린 제250회 임시회 제1차 본회의에서 ‘제물포고 이전 반대 결의안’을 채택했다. 제물포고를 이전하는 것은 원도심 학생의 학습권을 교육기관 스스로 침해하는 행위이며, 원도심 노령화를 부추기는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동구마을교육협의회도 최근 성명을 통해 “제물포고 이전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원도심 지역의 공교육 환경이 훼손되고 교육 인프라 유출, 지역 간 교육 불평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에서다. 협의회는 “멀쩡한 학교를 이전시키고 교육복합단지를 지어 지역경제를 활성화 한다는 도시계획은 교육청의 역할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제물포고 이전 문제를 둘러싼 갈등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인천에서는 과거 중·동구에 위치했던 인천여중, 인천여고, 동인천중, 동인천고, 대건고, 박문여중, 박문여고, 축현초, 박문초 등 원도심의 학교들이 신도시로 옮겨갔다.

    syk@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