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학교 자가진단키트 우선 적용 제안에… 교사들 “철회해야”
오푸름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1.04.16 10:34

-서울시 “전문가 자문 긍정적… 교육청과 협의할 것”
-교사들 “정확도 담보 어려워… 학교 교육 차질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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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가 코로나19 자가진단키트를 ‘학교’에서 우선 활용하기 위해 교육청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일선 학교 현장에선 이러한 방침을 철회해달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박유미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 방역통제관은 지난 15일 코로나19 온라인 브리핑을 열고 “(전문가 자문회의 결과) 자가진단키트를 학교에 시범사업으로 적용하는 데 긍정적인 의견이 많았다”며 “서울시는 이러한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자가진단키트의 도입방법과 적용대상 등 세밀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시범사업을 실시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질병관리청뿐만 아니라 교육청과 협의하겠다고도 했다.

    앞서 지난 13일 오세훈 서울시장은 문재인 대통령이 주재한 화상 국무회의에 참석해 다중이용시설과 학교, 종교시설에서 자가진단키트의 국내 사용 허가를 촉구했다.

    교사단체는 자가진단키트를 학교에 시범 적용하는 계획을 철회해달라고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이 가장 크게 우려하는 점은 자가진단키트 정확도 문제로 인해 학교 교육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실천교사모임(이하 실천교사)은 16일 입장문을 통해 “자가진단키트의 정확도가 떨어지는 상황에서 진단의 정확도를 담보하기 어렵다”며 “이로 인해 교육에 차질을 빚을 경우 학교는 민원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실천교사는 “학교에서 자가진단키트 검사결과 음성이라고 판단해 수업을 진행했지만, 낮은 정확도로 인해 추후 검사에서 확진될 수 있다”며 “반대로 자가진단키트로 확진자가 되더라도 추가 검사를 통해 음성으로 판단되면 수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학교에 자가진단키트 검사를 전담할 인력이 없는 것도 문제라고 봤다. 실천교사는 “보건교사와 담임교사, 방역인력 등 대다수 학교 구성원은 이미 방역에 참여하고 있다”며 “자가진단키트를 전체 학생에게 적용하면 학교 구성원의 업무 과부하로 인해 제대로 된 교육을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역시 지난 15일 ‘학교방역 강화를 위한 정부 긴급 감염병 전문가 자문회의’의 모두발언을 통해 학교에 자가진단키트를 우선 적용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유 부총리는 “최근 관심이 높아진 신속항원검사 방식의 자가진단키트는 검사정확도에 대한 논란이 크고 학교 방역 혼란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학교 현장과 전문가와의 검토·협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전국적으로 3월 개학 이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초·중등 학생 수는 느는 추세다. 지난 8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간 확진 판정을 받은 학생은 하루 평균 56.4명에 달했다. 지난 1일부터 7일까지는 하루 평균 47.8명, 지난달 25일부터 31일까지 하루 평균 39.6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내감염 의심사례도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A 중학교에서는 교직원 최초 확진을 시작으로 교내 확진자가 총 7명으로 불어났다. 종로구의 B고등학교에서는 확진 학생과 접촉한 학생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lulu@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