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료 중심 정책 추진 한계…국가교육委 설치 더 미룰 수 없어”
이진호 조선에듀 기자
기사입력 2020.11.24 15:45

-국가교육위원회 설치 논의 정책토론회
-학부모 “입시 넘어 교육 발전방향 세워달라” 당부

  •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등이 주최한 ‘국가교육위원회 왜 필요한가?’정책토론회에서 이광호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사진 우측 상단)이 기조발제하고 있는 모습./국가교육회의 유튜브 캡처
    ▲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 등이 주최한 ‘국가교육위원회 왜 필요한가?’정책토론회에서 이광호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사진 우측 상단)이 기조발제하고 있는 모습./국가교육회의 유튜브 캡처

    교육 관련 중장기 정책을 논의하는 거버넌스 ‘국가교육위원회’ 설립을 더는 미뤄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나왔다. 전문가나 정부 관료만으로는 현장의 요구를 수렴한 교육정책을 제대로 펼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정권 성향을 넘어 전문가 논의와 일반 국민이 참여하는 광범위한 합의를 거쳐야 긴 호흡의 교육 계획이 수립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24일 대통령직속 국가교육회의는 유기홍 국회 교육위원장, 교육부,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한국교육개발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와 공동으로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공공그라운드에서 ‘국가교육위원회 왜 필요한가?’를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는 유튜브로 생중계됐다.

    국가교육위원회는 20대 국회에서 설치 법안이 발의됐었지만,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21대 국회가 개원되고 나서는 유기홍 교육위원장과 안민석·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민정 열린민주당 의원이 ‘국가교육위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한 상태다. 이날 토론회는 국가교육위원회의 의미와 설치 필요성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기조발제에 나선 이광호 국가교육회의 기획단장은 “전문가와 관료가 중심이 된 교육정책 추진은 한계가 있다”고 꼬집었다. 교육대학이나 사범대학에 소속된 교육 전문가나, 교육부 공무원 등 관료들만으로는 현장에 필요한 정책을 제대로 찾아내 추진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는 교육 전문가의 경우 정책 결정에 참여하면서도 그 정책에 직접 영향을 받는 ‘이해관계자’가 되는 점을 문제로 봤다. 이 단장은 특히 “교육부 업무 담당자들이 1~2년 단위로 교체되는 상황에서, 교육계 내부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사안을 책임감 있게 추진할 공무원은 많지 않다"며 "결국 해당 정책은 유예되거나 폐기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이 단장은 대통령과 여야 정당이 추천한 인사로 구성될 국가교육위원회야말로 외풍에 휩쓸리지 않고 제대로 된 교육정책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각계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사와 일반 시민의 참여를 통한 공론화 과정을 통해야만 이른바 ‘가짜 전문가’의 함정에 빠지지 않을 거라는 게 이 단장의 주장이다.

    또한 이 단장은 “국가교육위원회는 교육현장이 자율성과 전문성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문제는 각계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수밖에 없는데 이는 단순히 정부 주도 정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만큼, 사회적 합의 기구인 국가교육위원회가 문제 해결의 해법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토론자들은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국가교육위원회 성공의 열쇠로 꼽았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국가교육위원회가 정부로부터 독립된 기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 본부장은 특히 “대통령과 국회가 (위원) 추천권을 독점하는 방식은 안 된다”면서 “대표성과 전문성을 가진 다양한 교육당사자의 (위원)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교육위원회가 실제 설치로 이어졌을 때는 교육 의제를 ‘입시’ 중심으로만 바라보지 말고 다각화해달라는 주문도 나왔다. 학부모 대표로 나선 이영미 서울혁신지구 학부모네트워크 회장은 “입시라는 현실적 조건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너무 휘둘리지 않도록 중용의 미덕을 발휘해달라”고 말했다.

    또 “국가교육위원회가 입시제도 조정기관으로 전락해서는 안 될 것”이라며 “국가교육위원회는 변화하는 사회에 대응해 교육 발전방향을 설정하는 본연의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영상 축사를 통해 “지금까지의 교육정책은 장기적 교육비전을 제시하는데 구조적 한계를 보여 왔다”며 “조속한 법률안 통과의 계기가 마련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jinho26@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