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황은 다르지만, 여전히 한글을 깨치게 해달라는 의뢰가 많다. 특히 여러 사정으로 해외에 체류하는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귀국하여 우리말을 익히고자 하는 문의가 많다.
첫째, 자음보다는 모음을 먼저 접하게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자음은 혼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아 보통 모음 ‘-’와 결합하여 소리를 알려 준다. 이 때문에 기본적인 모음을 익힌 뒤 자음을 익히는 것이 수월하다.
여기서 잠깐, 자음과 모음에 대한 설명도 덧붙이는 것이 좋다. 우리나라에서 학습한 학생의 경우 자음과 모음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해외 체류 학생에게는 자음, 모음이라는 단어 자체가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 와닿기 어렵다. 이때 자음은 아기 글자, 모음은 엄마 글자인 점을 설명하는 것이 좋다. 엄마는 혼자 소리가 나지만, 아기는 엄마의 도움을 받아야 소리가 날 수 있는 점을 설명하면 학습자가 자음과 모음의 차이점을 보다 쉽게 받아들인다.
둘째, ㄱ, ㄴ, ㄷ, ㄹ 등 우리가 익히고 있는 순서대로 지도할 필요는 없다. ㄱ, ㄴ, ㅁ, ㅅ, ㅇ 기본자를 기준으로 ㄱ 학습 시 ㅋ을 같이 익히고, ㄴ 학습 시 ㄷ, ㅌ을 묶어서 지도하는 게 좋다. 원 글자에 획을 더한 글자를 같이 제시하며, 발음할 때 입에서 바람이 강하게 나온다는 것을 알려 주는 것이다.
이에 더해 된소리도 같이 묶어서 제시하면 학생들이 소리를 더욱 쉽게 받아들인다. 예를 들어 ㄱ과 ㅋ, 그리고 ㄲ을 묶어서 공부하는 것이다. ㄱ보다 바람이 세게 나와서 막대기가 하나 추가되어 ㅋ이 되고, ㄱ을 두 배로 강하게 소리 내면 ㄲ이 되는 점을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