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언급한 내용은 6월 21일 교육부가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에 담겨 있는 ‘고교학점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이번에 발표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의 모토는 ‘디지털 대전환, 초저출산 등 급격한 환경 변화에 대응해 모든 학생 한 명 한 명을 미래사회의 인재로 키운다’는 것으로 2025년도부터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을 포함한 다음과 같은 세부 추진 과제를 담고 있다.
① 국가가 학생들의 기초학력과 기본인성을 책임지고 교육한다.
기초학력은 개인이 사회적 삶을 유지할 수 있는 필수 조건이자 인권에 해당되는 만큼 학생들의 기초학력 함양이 중요하다. 이에 학습 및 성장에 결정적 시기인 초3·중1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학력 진단을 강화하고 진단 결과를 토대로 맞춤 학습을 집중 지원함으로써 학생들의 기초학력을 보장한다. 학생들의 인성교육 강화와 함께 사회·정서적 역량을 키우기 위한 교육을 확대해 나간다.
② 디지털 기반으로 학교 교실 수업을 혁신해 잠자는 교실을 깨운다.
2025년부터 도입 예정인 인공지능(AI) 디지털교과서 등을 활용해, 학생 맞춤 교육을 실시하고, 전체 교원을 대상으로 수업·평가 역량 강화 연수를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등 수업·평가 방식을 혁신한다.
③ 학생의 소질과 적성에 맞는 교육을 위해 다양한 교육 선택 기회를 확대한다.
고교학점제를 2025년부터 전면 실시하되, 그동안 학교 현장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던 문제점들을 보완해 추진한다. 아울러 2025년부터 일반고로 일괄 전환이 예정되었던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를 존치해 공교육 안에서 학생과 학부모가 원하는 다양한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고, 지역별 여건에 맞게 자율적으로 교육을 혁신할 수 있도록 ‘자율형공립고 2.0’ 등을 추진한다.
④ 교사의 수업역량 강화와 함께 수업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교사가 교실 변화의 주인공이 될 수 있도록 수업역량 강화 연수를 지원한다. 또한 수업방해 행위에 대한 적극 대응 및 아동학대 신고로부터의 생활지도권 보호 등 교사의 교육 활동을 보호하며, 교사가 수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학교 행정업무 경감을 추진한다.
◇ 고교학점제와 관련해서 생각해 봐야 주요 사안
여기에서는 교육부가 발표한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 전반보다는 ‘고교학점제’에 관련한 부분을 좀 더 살펴보고자 한다.
우선 고교학점제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인 성적 산출 방식을 보면, 2021년에 발표된 내용과 동일하게 고등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공통과목은 현행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점수 산출 방식인 석차 9등급으로 평가하고, 고등학교 2학년과 3학년에서 배우는 일반선택과목·진로선택과목·융합선택과목은 A·B·C·D·E 성취도로 평가한다.
이는 고등학교 1학년에서 배우는 교과목은 상대평가제로 평가하고, 2, 3학년에서 배우는 교과목은 절대평가제로 평가한다는 것이 된다. 학년에 따라 성적 산출 방식이 다르다 보니 대학입시에서 이를 어떻게 반영할까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항간에서는 상대평가인 1학년 교과목 성적이 더 중요하게 된다고 말하기도 하는데 절대 그렇게 볼 수만은 없다.
현행 수시 모집 학생부교과 전형에서처럼 대다수 대학들이 학년 구분 없이 반영하면서 1학년 석차 등급과 2, 3학년 성취도를 환산 점수화해 반영하지 않을까 싶다. 특히 중상위권 대학에서는 학생부 교과 성적으로만 선발하지 않고 면접고사를 추가해 선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더불어 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가 일반고로 전환되지 않고 존치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2, 3학년 성취도를 좀 더 비중 있게 반영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대학들이 이들 학교가 일반고보다 결코 불리하게 학생부 교과 성적을 반영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더 구체적인 내용은 올 하반기‘2028학년도 대입개편 방안’이 발표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더불어 대학별 세부 학생부 교과 성적 반영 방법은 2026년 4월 말 ‘2028학년도 대학입학전형 시행계획’이 발표돼야 정확히 알 수 있다.
따라서 고교학점제의 당사자인 중학교 2학년 학생과 학부모들은 미리부터 염려하지 않았으면 한다. 다만, 중학교 3학년에 올라가서는 일반고로 진학할 것인지, 자사고나 외국어고·국제고로 진학할 것인지를 진로와 연관 지어 깊이 있게 고려할 필요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