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면에서 ‘말하기/발표 교육’은 학생들에게 좋은 기회를 제공해 준다. 말하기는 ‘듣는 사람’의 반응이 즉각적이기에, 청자를 고려하게 되는 상황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 따라서 소통의 본질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한다.
그러므로 말하기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강조해야 하는 것은 ‘정확한 발음으로, 분명한 주제를 가지고, 이해하기 쉽게 전달이 됐느냐’다. 얼마나 멋들어진 표현을 쓰고 프레젠테이션을 화려하게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청중이 집중해 잘 들을 수 있는 발표가 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이 기울여져야 한다. 물론 그 과정에서 친구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도 한층 자라나게 되리라 믿는다.
둘째, 말하기 수업에서 강조돼야 하는 것은 정확한 듣기와 읽기다. 논술/글쓰기의 한 권위자가 ‘대충 읽으면 대충 쓰게 된다’라고 강연한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이 말을 다시 하면 ‘제대로 쓰려면 제대로 읽어야 한다’가 된다. 논술 시험에서 좋은 답안을 쓸 수 있는 방법으로 제시한 내용이지만 이것은 말하기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제대로 말하려면, 제대로 이해하며 들어야 한다. 대충 듣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정확한 답변을 제시해 줄 수는 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셋째, 말하기 수업에서 초점을 맞춰야 할 부분은 경쟁적 분위기가 아니라 협력적 분위기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수업을 하다 보면 경쟁적 분위기가 열정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내가 ○○보다 더 발표를 잘했어!’ 또는 ‘오늘 발표는 내가 제일 잘해야지!’ 같은 생각 때문에 더 열심히 준비하는 것이다. 단기간 향상되는 모습을 보일 수는 있으나, 지속될 경우, ‘소통하는 말하기’라는 본질을 잊고 ‘뽐내는 말하기’가 될 가능성이 높기에 결코 성장으로 이어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