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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발자 되고 싶다면 연봉보다 ‘이것’부터 파악하세요”

2023/02/28 12:41:42

Q. 간단한 자기소개

2020년부터 코딩을 배우기 시작해서 지금은 3년차 웹 프론트, 백엔드 개발자로 일하고 있다. 최근에 ‘위캔코딩’이라는 필명으로 책 ‘세상에서 가장 쉬운 코딩책’을 출간했다.

Q. 원래는 패션 회사를 다녔던 걸로 알고 있다. 갑자기 개발자로 전향을 마음먹게 된 계기가 있나?

어릴 적부터 패션 쪽에 관심이 많아 전공도 ‘의류학과’를 선택했고, 첫 취업도 패션회사로 했다. 일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코로나19가 터져 버렸다. 코로나19로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다. 한동안은 우울증에 걸린 사람처럼 밖에도 나가지 않고, 집에만 있었다. 그때가 26살이었는데, 어느 순간 이렇게 상황 탓만 하기엔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 더 나이가 들면 다른 쪽으로 전향하는 것도 힘들겠단 판단에 빨리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처음엔 ‘웹디자이너’를 고려했다가 좀 더 깊은 영역인 코딩을 배워서 ‘웹 퍼블리셔’쪽으로 가보겠다고 마음을 먹었고, 코딩을 배우면서 개발자로 전향한 케이스다. 

Q. 6개월 만에 개발자로 취업 성공하기가 좀 어려웠을 것 같다. 6개월간 어떻게 공부했나?

솔직히 말하면 국비 지원 학원 수업 외에 다른 걸 하지는 않았다. 6개월 동안 교육을 이수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굉장히 빡빡했기 때문. 다만 학원 위주로 공부하면서 동시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증도 준비했다. 당시 정보처리기사 시험이 개정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으로, 1회차 합격률이 고작 4%였다. 학원 스케줄만으로도 어려운데, 정보처리기사 시험을 준비하는 게 맞나 싶기도 했다. 다행히 정보처리기사 시험도 한 번에 붙었다. 

Q. 공부하면서 특별히 힘들었던 부분이 있나?

특별히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거는 사실 없었다. 다만,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점에서 오는 불안감이 가장 힘들었던 요인이었다. ‘정말 개발자가 될 수 있을까?’라는 막연함을 안고, 공부를 한다는 것 자체가 당시 나를 많이 지치게 했다. 

Q. 비전공자에서 개발자로 전향 한 사람 중 많은 인원이 중도 포기를 한다고 들었다. 실제 현장에 투입됐을 때 후회한 적은 없었나?

전혀 없었다. 일단 연봉에서부터 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패션업계가 워낙 박봉이다보니 이전 직장과 비교해 연봉이 크게 높아졌다. 오히려 전향하길 잘했다고 다시금 느꼈던 것 같다. 굳이 말하자면 취업하기 전, 적성 부분에서 걱정이 많았다. 막상 취업했을 때 생각보다 내 적성이 현실과 맞지 않으면 어쩌나 우려됐기 때문이다. 이제 와 생각하면 괜한 걱정이었다. (웃음) 의외로 적성에 너무 잘 맞아서 놀랐을 정도다. 내 경우에는 다행히 잘 맞았지만, 개발 공부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적성’에 대한 고민을 정말 많이 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많은 인원이 연봉이나, 근무환경 등의 조건만 보고 이 공부를 시작했다가 적성이 맞지 않아 공부 중에 포기하기도 하고, 취업 후에 떠나기도 한다. 연봉도 연봉이지만, 개발이 자신과 맞는지 차근차근 생각해보길 바란다.

Q. 후회가 없다니 대단하다. 개발자가 된 이후 어려움에 봉착한 적은 없었나?

어려움이라고 보기에는 좀 그렇고, 뛰어난 개발자가 너무 많다는 점이 내게 늘 동기부여를 준다. ‘이 정도면 나 잘하는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다가도 일하다 보면 세상에 코딩 잘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는 걸 몸소 느낀다. 그럴 때마다 주눅이 드는 게 아니라, ‘뛰어난 개발자들과 비교해 나만의 경쟁력이 무엇인가’를 항상 되새기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그렇게 마음을 다잡다 보면 더 공부를 많이 하게 되고, 동기부여도 생긴다. 현재 ‘서강대학교 AI 빅데이터 MBA’ 과정을 밟고 있는데, 대학원을 가기로 마음먹은 것도 이런 동기부여에서 비롯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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