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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바칼로레아, 어떻게 대비할까?

2023/01/11 16:21:41

IB 교육과정은 지식을 머릿속에 집어넣는 교육과정이 아닌 ‘꺼내는 교육’으로서, 지식이 무엇인지, 지식을 왜 공부하고 그 목표는 무엇인지 성찰하는 지식론을 교육과정의 필수 교과이자 근본 학습 철학으로 포함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생들이 IB에서 해결할 문제들은 기존의 수능 문제와 생김새가 달라집니다. 예컨대 역사와 사회 교과에서는 ‘전쟁이 사회 변화를 가속화한다는 주장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2가지 이상의 전쟁 사례를 들어 이에 대한 의견을 쓰시오’라거나 수학 문제에서는 ‘다음 주어진 그래프를 <보기A>의 정리를 참고하여 해석하고, 그 결과를 활용하여 <보기B>의 증명과정을 완성하시오’와 같은 문제가 출제됩니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하지 않나요? 수행평가에서 자주 보던 서술형, 논술형 시험 문제입니다. 또한 현행 대학 수시 논술 시험의 문제와도 닮아있습니다.

실은 우리나라에서 그동안 시행해온 국가교육과정 역시 IB와 유사점이 많습니다. 여러 차례 교육과정이 바뀌어 왔지만 단 한 번도 “암기식 교육과정을 지향하고 학생들이 사고력 없이도 사교육의 힘을 빌어 풀 수 있는 문제를 출제하는 교육과정”을 표방한 적은 없습니다. 언제나 사고력과 창의력, 미래 세대에 걸맞는 지식생산능력을 함양하는 것을 목표로 해왔습니다. 아 과정에서 대입 논술도 도입되고, 과정중심평가도 개발되어 왔습니다. 앞으로 변화가 예고되고 있는 수능 시험도 94년 본격 도입 당시 기존의 학력고사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원리 이해와 적용능력, 사고력의 측정을 목표로 하고 있었습니다. 
 
때문에 IB는 전혀 새로운 평가 방식이 아닙니다. 아직은 낯설어 보이겠지만 전국적으로 적용하려고 하면 어렵지 않게 3년에서 5년 이내에 적용하는 것도 가능은 합니다. 하지만 국제 바칼로레아 본부가 있는 스위스에서도 IB를 국가교육과정으로 채택하고는 있지는 않습니다. IB의 공교육 도입은 연간 수백억, 어쩌면 수천억 단위까지 올라가는 라이센스 비용을 발생시키고 이는 결국 교육재정의 부담으로 돌아갈 수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2022년까지 100여개 학교를 시범운영 했습니다만, 엘리트 교육과 유학 장려, 정치적 목적을 위해 IB가 도입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때문에 IB가 전국 단위 공교육 정책으로 지금 당장 자리 잡게 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국내에서도 찬성과 반대 입장의 대립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부가 이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검토하고 있기에 IB 프로그램의 ‘형태’는 적용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해 경기도교육청도 IB 프로그램을 혁신학교에 도입하겠다며 IBO와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IB학교를 올해 200곳 선정한 후, 300개 학교로 확산하겠다는 뉴스가 나오기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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