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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아는 줄 알았던 서울… 한 발짝 다가서니 숨은 역사가 보이네

2021/05/17 09:18:18

◇정치와 경제 중심지를 돌다

여의도 도심산책 투어에는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시민 14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가이드와 함께 ▲윤중제 ▲여의도 시범아파트 ▲금성부동산 ▲한국거래소 ▲여의도 지하벙커 ▲만남의 광장 ▲국회의사당 등을 돌아봤다.

이 중 여의도 윤중제는 홍수 예방을 위해 밤섬을 폭파해 나온 골재로 섬 주위에 제방을 쌓고, 그 제방을 따라 만든 길이다. 1968년 서울 한강개발계획에 따라 축조됐으며 여의도 개발의 상징적인 시설로 가치를 인정받는다.

참가자들은 1981년 준공한 13번째 한강 교량인 원효대교 앞에서도 발걸음을 멈췄다. 원효대교는 디비닥 공법으로 제작된 국내 최초의 교량이자 사상 처음 민자(民資)에 의해 유치된 다리다. 디비닥 공법은 두 교각에서 콘크리트를 쳐나가다가 만나는 지점에서 슬라브 핀을 연결하는 방법이다.


◇1970~1980년대로 시간여행 떠나

한국거래소에서도 투어 참가자들은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 여의도 도시계획의 주된 내용 가운데 하나는 여의도에 ‘한국의 맨해튼’을 만들자는 것이었다. 맨해튼은 세계 금융의 중심지로 꼽히는 장소다. 이로 인해 서울 중구 명동에 있던 한국증권거래소(현 한국거래소)와 금융 회사들이 1970년대 말 하나둘씩 여의도로 자리를 옮겼다.

참가자들은 만남의 광장에서도 시간을 보냈다. 만남의 광장은 이산가족 상봉에 영향을 미친 장소다. 지난 1983년 6월부터 11월까지 138일 동안 KBS에서 이산가족의 사연을 소개하고 만나게 해주는 ‘이산가족을 찾습니다’라는 프로그램이 방영됐다. 당시 이산가족들은 헤어진 가족을 찾기 위해 본인의 신상 등을 담은 메모판을 KBS 본관 앞 만남의 광장에 부착했다. 사연을 붙이러 온 사람들과 이를 보러 온 이들로 광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 밖에 1970년대 군사정권 시절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대피시설인 지하벙커 등도 살펴봤다. 여의도 지하벙커는 2005년 여의도 환승센터 건립을 위한 현지 조사 도중에 발견된 장소로 이후 미술 공간으로 탈바꿈했다.

흥미진진한 해설뿐 아니라 실시간으로 제공되는 시청각 자료도 투어의 몰입도를 높이는 요소였다. 참가자들은 투어 도중 스마트폰으로 해설하는 내용과 관련된 자료들을 받게 되기 때문이다.

프로그램을 마치고 참가자들은 높은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 20대 참가자는 “코로나19 사태로 제약이 많은데도 체계적이고 완성도 높은 프로그램을 제공했다”며 재참여 의사를 보였다.

또 다른 50대 참가자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서울시내 문화와 역사의 보물들을 두 발로 찾아다녀 좋았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돼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같은 뜻깊은 프로그램이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시·디지틀조선일보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 톺아보기]
가이드와 거리 두고 이어폰으로 해설 청취, 시청각 자료는 스마트폰으로 ‘쏙’
서울시와 디지틀조선일보가 올해 20회에 걸쳐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를 진행한다.

서울미래유산 인생투어는 격주 토요일마다 서울 곳곳의 미래유산을 찾아다니는 답사 프로그램이다. 서울시는 시민 스스로 지역 문화유산의 가치를 깨닫고 이를 지키는 일에 나설 수 있도록 지난 2017년부터 서울미래유산 투어를 진행 중이다.

올해 프로그램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특히 신경 썼다. 송수신기를 활용해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유지하며 개인 이어폰으로 가이드의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했다. 참가자들은 가이드와 최대 10m 떨어진 거리에서도 해설을 들을 수 있다. 참가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한 시청각 자료를 답사 도중 스마트폰으로 전송하는 것도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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