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삶이 멈추는 순간을 수도 없이 봅니다. 죽어가던 환자의 심장이 가까스로 다시 뛰기도 하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갑자기 눈을 감기도 하죠."
수많은 생명이 촌각(寸刻)을 다투는 곳, 극한의 기쁨 혹은 절망이 터져 나오는 곳, 부모의 쓰린 눈물과 취객의 고성이 함께 오가는 곳…. 응급실은 그런 장소다. 경기 수원 화홍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최석재(40) 응급의학과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생사의 갈림길에 선 환자들을 마주한다. 응급실을 지켜온 지 어느덧 15년째. 그동안 삶과 죽음을 바라보는 그의 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지난 22일 경기 과천에서 최 과장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