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 뷔의 글씨는 글자 간격이 좁네요. 자신만의 세계가 확실하겠어요. 'ㅎ'의 꼭지를 크게 쓰는 슈가는 자기 분야에서 최고가 되려는 욕망이 강해 보여요. 멤버 7명의 글씨에는 공통점이 있어요. 글자 크기 등의 변화가 많고 가로획이 긴 편이죠. 7명 모두 활력이 넘치고 인내심이 강하다는 특성이 돋보입니다."
지난 9일, 서울 강남의 사무실에서 만난 구본진(56) 변호사가 BTS의 필체를 분석하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변호사이자 국내 1호 필적학자(筆跡學者)다. 필적학은 어떤 사람의 글씨를 보고 그 사람의 성격을 추론하는 학문이다. 구 변호사는 본업인 변호사 일만큼이나 필적학자라는 '부캐(부캐릭터)'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국내 독보적인 필적학자가 된 지도 어언 16년. 그동안 대통령과 장관, CEO부터 각종 사건·사고에 연루된 인물까지 다양한 이들의 필체 분석을 도맡아 왔다. 필적학 관련 책도 세 권을 냈다. 구 변호사는 인터뷰 내내 "글씨란 단순한 소통 수단이 아닌 내면을 갈고닦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