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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군자마을, 그리고 영주 무섬마을은 수백 년간 선비 정신을 간직해온 곳이다. 선비 정신이란 고귀한 인격(人格)을 갖기 위해 학문에 매진하고 덕성(德性)을 키우며 동시에 개인 이익보다 대의(大義)를 위해 목숨도 바칠 수 있는 조선시대 최고의 정신이다. 우리 조상은 예로부터 행동과 예절이 바르며, 의리와 원칙을 지키고, 관직과 재물을 탐하지 않는 고결한 인품을 지닌 사람들을 '선비'라고 불렀다. 선비는 유교 문화가 뿌리내렸던 조선시대의 핵심 계층이다. 선비는 왕이 나라를 올바르게 다스리도록 돕고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백성이 편히 살 수 있도록 몸소 실천하는 지식인이기도 했다.
현대사회에서 '선비'는 고리타분한 사람을 비꼬는 말로 쓰이기도 한다. 하지만 '선비 정신'은 개인주의가 팽배한 지금, 현대인이 계승해야 할 중요한 가치로 재(再)평가받는다.
조선시대 이상적 인간상, 선비코로나19를 계기로 '선비 정신'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 각자도생(各自圖生· 각자 스스로 제 살길을 찾음)의 생활방식이 퍼져있는 가운데 선비 정신은 '공동체'와 '함께'를 강조한다. 예로부터 선비의 역할은 세상 사람들이 서로 헐뜯고 다투면, '공동체 속 너와 나'를 깨닫도록 하는 것이었다. 요즘 세상에서 선비 정신으로 살아간다면 처음엔 나만 손해 보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선비 정신을 이해하고 경험하며 남을 돕다 보면 결국엔 나를 이롭게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선비 정신의 핵심, 인의(仁義)선비 정신을 본받기 위해서는 유교 사상의 핵심인 '인(仁)'과 '의(義)'를 이해해야 한다. 인이란 사람들과 잘 어울려 사는 것을 말하며, 의(義)란 그 안에서 올바름과 공정성을 찾는 것이다. 사회 구성원을 소중히 여기며 공동체성을 확립하고, 정의와 공정을 추구하자는 것이 '인의'의 의미이자 선비 정신의 뿌리다.
이러한 선비 정신을 갖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닦는 자기 수양이 필요하다. 조선이 망한 후에도 선비 정신은 쭉 이어졌다. 일제강점기 때 우리 민족을 위해 목숨 바쳐 투쟁한 독립투사들부터, 우리나라 민주화를 위해 싸운 수많은 사람도 모두 선비 정신을 이어받은 사람들이다.
도움말=김도일
성균관대학교 유교문화연구소장
참고 자료=조선의 선비 정신
(황근기 글, 토토북, 2014),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