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세진 월간조선 기자가 쓴 보도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그룹의 목표와 회장의 경영 철학을 실천하는 사람은 임원과 일반 직원들인데, 회장에서 비서실-사장-임원-직원으로 전달되는 동안 뜻이 왜곡돼서는 곤란하다"며 "내 얘기와 지시, 회의 내용을 그대로 녹음해서 직원들 앞에서 틀어주라"고 지시했다. 이 전 회장은 1993년 6월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마누라와 자식 빼고 다 바꿔라"라는 내용으로 알려진 '삼성 신경영'을 발표한 후 경영 방식, 인사(人事), 조직 등을 대거 혁신했다. 이 무렵 현명관 당시 삼성건설 사장을 비서실장에 임명, 삼성의 완전한 변화를 수행토록 했다.
이건희 전 회장은 당시 소니(Sony)의 최첨단 음향기기이던 DAT(Digital Audio Tape) 플레이어를 사용했다고 한다. 그는 측근과 가족들에게도 이를 사용하도록 했다. 테이프 내용은 이건희 회장의 업무 지시가 상당 부분이지만 그 외 한국 경제 전반에 대한 고민과 우려, 범(汎)삼성가에 대한 고민 등이 포함돼 있다. 또 녹음테이프에는 이건희 회장과 현명관 비서실장이 신경영 3년간 혁신과 세계 일류 기업 달성을 위해 혼신을 다한 흔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월간조선 측의 협조를 받아 관련 내용을 소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