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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마음껏 원격 수업 받으렴" 교실로 변신한 멕시코 '토르티야 가게'

2020/09/08 06:00:00

AP통신 등 외신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공부에 어려움을 겪는 이웃 어린이를 위해 '특별한 교실'을 만든 틀랄판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지난 5일(현지 시각) 전했다. 틀랄판의 작은 마을에서 '할머니네 토르티야 가게'를 운영하는 30대 부부 달리아 다빌라와 페르난도 로사노는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마을 주민들이 자녀 교육 문제로 고민이 깊다는 것을 알게 됐다. 집에 원격 수업을 들을 전자기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멕시코 학생들은 TV 방송으로 새 학기 수업을 듣고 있다. 하지만 모든 학생이 원활하게 학습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학년이 다른 형제라도 있으면 누군가는 방송을 볼 수가 없다. 또 숙제를 제출하려면 인터넷과 컴퓨터가 필요한데, 환경이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 멕시코의 인터넷 보급률도 56%밖에 되지 않는다.

달리아 부부는 기꺼이 어려운 이웃을 돕기로 했다. 가게에 있는 TV와 무선 인터넷으로 언제든 공부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러자 다른 이웃도 온정의 손길을 뻗쳤다. 한 대밖에 없는 달리아 가게의 TV가 비를 맞아 고장 나자 새 TV를 기부하는가 하면, 노트북·태블릿PC·스마트폰도 잇달아 기증했다. 주민들은 연필과 공책, 간식을 들고 가게에 들렀다. 영어·수학·과학을 가르쳐주는 자원봉사자도 생겼다. 현재 50여 명이 이곳에서 공부한다. 너무 붐비지 않도록 사용 시간과 장소도 어른들이 미리 정해준다. 이 협동 작전은 '희망의 모퉁이'라는 이름을 단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페르난도는 "전 세계에 공부하기 어려운 환경에 있는 어린이가 수백만 명은 될 것"이라며 "어릴 적 1년은 지나고 나면 무엇으로도 메울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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