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27 09:42:15
◇부모 도움이 필수…“뭐가 될래?” 묻지 말아야
이 이사장은 “아이가 동사형 꿈을 설정하는 데는 부모의 도움이 필수”라고 말했다. 단순히 동사형 꿈을 꾸라고 말만 하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이야기다. 그는 “아이들에게 ‘커서 뭐가 되고 싶니’라고 묻지 않는 부모는 한 명도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희망하는 직업을 물을 게 아니라 아이의 열망을 파악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동사형 꿈 설계를 위한 부모 역할 중 한 가지는 ‘동사형 꿈 저널’을 아이와 함께 적어보는 것이다. 일종의 진로 일기로 생각하면 쉽다. 아이는 일기 형식으로 오늘 경험했던 일 가운데 가장 좋았던 활동과 좋았던 이유를 적도록 하고, 그 과정에서 느낀 문제점도 함께 담도록 한다. 이 과정에서 아이는 자신이 무엇에 흥미를 느끼는지, 또 어떤 것을 잘할 수 있을지 제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
이때 부모는 아이가 어떤 일을 할 때 가장 눈이 반짝였는지, 아이가 꿈 저널에 적은 내용과 내가 바라본 아이의 적성이 맞는지 기록하는 저널을 작성하는 식이다. 아이의 꿈 저널을 살펴보고, 강한 인상을 남긴 경험과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주제, 즉 일종의 패턴을 찾아낸다면 아이가 꾸는 동사형 꿈의 밑그림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아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는지 확인하고, 장점을 키워주면 된다.
그가 동사형 꿈을 생각하게 된 계기를 물었다. 인터뷰 내내 밝았던 그의 표정에 순간 아쉬운 탄식이 비쳤다. 대학 입학처장 시절 경험이 답으로 돌아왔다.
“한 학생이 논술고사장에 들어오자마자 잠을 자더니 시험지를 백지로 내는 겁니다. 이유를 물어보니 ‘엄마가 가라고 해서 왔는데 정말 난 시험 보기 싫어요’라고 하더군요. 그때 누군가 정해주는 꿈은 진정한 꿈이 아니라고 느꼈어요. 스스로 자신의 꿈을 동사형으로 설계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오지 않았을까요? 이제는 ‘무엇이 되고 싶다’가 아니라 ‘무엇을 하고 싶고 왜 해야 하는지’를 물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