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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 기자의 해보GO!] '바다 청소부' 청항선에 오르다

2020/08/18 09:38:28

"냉장고·운동화… 물에 뜨는 건 다 나와요"

오전 10시 30분, 인천 연안부두에서 90t(톤)짜리 청항선에 올랐다. 뱃머리에 서자 푸른 바다가 한눈에 들어왔다. 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이 뻥 뚫렸다. 하지만 이내 눈살을 찌푸리고 소리쳤다. "이게 도대체 왜 여기 있어요?"

고개를 숙이고 들여다본 바다에는 별별 쓰레기가 다 있었다. 운동화, 플라스틱 반찬 통, 종이 상자, 볼펜, 깨진 도자기…. 황당한 표정을 짓는 기자를 보고 최호연(53) 기관장이 허허 웃었다. "다 한강 따라 내려온 쓰레기예요. 집이 침수되면서 쓸려 오고, 한강에 사람들이 버린 쓰레기가 휩쓸려 오고. 냉장고·의자에 돼지·소·살쾡이 같은 죽은 동물까지 물에 뜰 수 있는 건 다 있다고 보면 돼요."

작업은 4인 1조로 진행된다. 선장이 조타실에서 멀리 내다보며 쓰레기가 있는 곳으로 배를 몰았다. 한 사람은 뱃머리에서 끝에 갈고리가 달린 길이 6m 장대로 쓰레기를 배 아래로 밀어 넣는다. 청항선에는 바다와 배 위를 연결하는 컨베이어 벨트(필터 벨트)가 설치돼 있다. 다른 두 명이 장대로 부유물을 벨트로 밀면, 쓰레기는 벨트를 따라 움직이다가 벨트 끝에 있는 포대에 툭 담긴다. 1년 중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오는 장마철에는 가로 2m, 세로와 높이가 각각 1m인 포대를 4~5개씩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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