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편집도 어린이가 척척
박 교사에 따르면 재작년 이 동아리를 시작할 때는 자신이 영상 제작 과정의 대부분을 담당했지만, 점점 학생들 역할이 커지고 있다. 작품 주제 선정과 역할 분배 등 모든 과정에 아이들 의견을 반영한다. 일부 어린이는 이제 카메라와 편집 프로그램도 다룬다. 김지수 양은 "동아리 활동을 하다 보니 편집에 관심이 생겨 선생님께 배웠다"며 "계획했던 대로 편집하기도 하지만 어떨 땐 내 생각대로 장면을 이어붙여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대본에도 어린이들 생각을 녹여냈다. 영화제에서 대상을 받은 '좀비 친구'도 그렇게 만들어졌다. 원래 박 교사는 '대변을 보고 꼭 화장실 물을 내리자'는 단순한 내용을 구상했는데, 부원들 토론을 거치면서 학교 폭력과 좀비 같은 설정을 넣자는 이야기가 오가더니 주제가 완전히 바뀌었다. 결국 학교 폭력을 목격하고도 자신에게 피해가 올까 봐 모른 척하는 친구가 늘어나는 모습을 좀비 바이러스 감염에 비유한 작품이 됐다. 촬영 중인 '게임 플레이'에도 아이들에겐 스마트폰 게임을 하지 말라면서 정작 자기들은 스마트폰을 놓지 못하는 어른들의 모순을 꼬집는 메시지를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