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영상으로 아이들 마음 사로잡아요
네 명의 새내기 교사가 운영하는 '아무교실'에는 코로나19 시대 학생들이 집에서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교육용 영상이 가득하다. 음악 교과서에 실린 '컵타'를 비롯해 명화를 패러디하는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 초등생 필독서를 추천하는 '학교생활 처방전' 시리즈 등 교과와 연계한 영상을 선보인다. 방구석 미술관 시리즈에선 교사들이 각각 씨름꾼과 엿장수로 변신해 김홍도의 '씨름'을 설명하고, 체육 영상에선 온몸에 포스트잇을 붙이고 재빨리 떼어내는 등 다양한 '방구석 운동'을 알려준다.
"아이들이 집에서 컴퓨터로 수업 들으려면 얼마나 지루하겠어요. 수업 자료는 최대한 재밌게 만들기로 했죠. 온라인 개학을 한 뒤로 밤잠 줄여가며 아이디어 회의하고, 일주일에 세 번씩 만나서 영상을 찍었어요. 몸이 좀 피곤하긴 해도 즐거웠어요. 낮에는 점잖은 선생님이 갑자기 머리 질끈 동여매고 씨름꾼 흉내 내는데 어떻게 안 웃기겠어요."(
박지언 교사)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은 이와 나누고 싶어 지난 2월 유튜브 채널을 열었다. 5개월 남짓한 시간 동안 올린 영상만 93개에 달한다. 무료 온라인 수업 사이트인 '학교가자 닷컴'에 영상이 소개되며 채널이 급성장했다
〈어린이조선일보 2020년 3월 12일자 1면 참조〉. 그새 구독자도 약 3000명이나 모였다. 구독자는 대부분 초등학생과 현직 교사다. 김효진 교사는 "영상 보고 집에서 해봤는데, 재밌어서 깜짝 놀랐다는 어린이 댓글을 보면 뿌듯하다"며 웃었다. "아이들 반응이 폭발적이에요. 특히 '명화 따라 하기' 시리즈를 좋아하더라고요. 한 학생은 단소를 들고 에두아르 마네의 '피리부는 소년'을 표현했는데, 정말 실감 나게 찍었죠. 작품 속 소년과 옷도 비슷하게 갖춰 입느라 온 가족이 옷장을 샅샅이 뒤졌대요(웃음). 아이들은 자신만의 방법으로 작품을 즐기면서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하게 돼요."(
정윤지 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