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28 06:00:00
"남자 옷이 여자 옷 되고, 속옷이 겉옷 되죠"
지난 20일 서울새활용플라자 단하주단 작업실을 방문했다. 책상에는 재봉틀 옆으로 화려한 한복 원단이 수북이 놓여 있었다. 한쪽에는 한복을 입은 마네킹이 서 있었다. 블랙핑크 제니와 로제가 입은 디자인의 한복이다.
단하씨 한복에는 고정관념이 없다. 남자 한복 디자인을 여자 한복으로 변형하거나 속옷을 겉옷으로 다시 디자인한다. "제니씨의 분홍 봉황문 두루마기 재킷은 조선 선비가 입던 도포를 변형한 거예요. 도포를 잘라서 아랫부분은 치마로, 윗부분은 저고리 재킷으로 활용했어요. 로제씨 옷은 '가슴가리개'라는 조선 시대 속옷이에요. 꼭 요즘 입는 '크롭톱' 같죠? 조선 왕실에서 사용하던 '궁중 보자기'에 있는 봉황문 패턴을 그렸더니 한국만의 분위기도 살아났어요. 겉옷은 무관(군사 일을 하던 관리)이 입던 공복인 '철릭'인데요. 원래 남자 옷인데, 요즘 여자들이 입는 주름 원피스랑 비슷하지 않나요?"
단하씨 한복은 '전통을 파괴하는 디자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하지만 그는 "넓은 소매와 깃 같은 한복 원형을 살린 옷"이라고 했다. 다만 소매통이 너무 넓거나 품이 크면 불편할 수 있어 시대에 맞게 수정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한복의 재미난 디테일도 챙겼다. "선조들은 겨드랑이처럼 자주 닿는 부분에는 '바대'라는 천을 한 겹 덧대서 해지지 않게 했어요. '선단'은 옷 테두리에 덧댄 단이에요. 옷을 더 힘 있게 하죠. 요즘엔 없어도 그만이긴 해요. 하지만 추가 비용이 들어도 바대와 선단을 옷에 넣으려고 해요. 작은 부분에서도 전통을 놓치지 않으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