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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의 오묘한 오뮤(오페라&뮤지컬) 산책] '나비 부인'과 '미스 사이공'

2020/06/12 09:22:00

▲ 푸치니의 <나비 부인>
 <나비 부인>은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왜색이 짙을 수밖에 없고 어떤 작품의 경우 가부키 형식으로 구성된 것도 있어 우리 정서에는 맞지 않다는 평가를 많이 받기고 합니다. 이야기의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일본에 주둔하게 된 군인과 사랑에 빠진 게이샤 ‘나비’의 지고지순한 기다림 그리고 배신으로 인한 비극적 결말. 지극히 통속적이고 단순한 이야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우리의 근현대사에서도 유사한 모습을 실제로 볼 수 있습니다.

앞서 <라 보엠>에서 살펴봤던 작가 푸치니의 작품입니다. <라 보엠>, <토스카>와 함께 <나비 부인>은 푸치니의 3대 걸작으로 평가받습니다. 배경을 일본으로 하고 있는 만큼 일본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일본 소프라노들의 가장 최종 목표로 하는 배역이 나비 부인이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반면 우리나라를 비롯해 많은 아시아계 지식인들은 ‘제국주의적이고 여성인권에 대한 감수성이 부족한 작품’이라는 부정적 평가를 내리기도 합니다. 1904년 밀라노에서 초연되었을 당시 야유를 받으며 초라하게 막을 내립니다. 동양풍에 대한 낯섦과 일본어 가사 등장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었습니다. 2막을 3막으로 개정하고 내용을 각색하여 초연 3개월 후에 브레시아의 무대에 올려 큰 성공을 거둡니다. 1907년 미국의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이 이루어지고 푸치니의 명성이 더욱 올라갑니다. <나비 부인>은 미국에서 가장 많이 공연된 오페라 작품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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