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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단지 속 아이들도 누군가에겐 보물… 관심 있게 봐주세요"

2020/05/21 15:24:46

'개구리 소년' 부모 얼굴 자꾸 눈에 밟혀… 그들과 함께하기로

'세계 실종아동의 날'(5월 25일)을 앞둔 지난 13일 나씨를 만나기 위해 서울 청량리역을 찾았다. 6평(약 20㎡) 남짓한 컨테이너를 개조해 만든 미아찾기모임 사무실로 들어섰다. 벽면에 실종 아동 포스터가 빼곡히 붙어 있었다. 나씨는 어린이 한 명 한 명의 사진을 쓸어내렸다. "이 아이는 지금 어딘가에 살아 있을 확률이 높아요. 마흔쯤 됐겠네. 당시 애 엄마가 마당에서 갓난아기를 재우는데, 낯선 여자가 다가오더래요. 물 한 잔만 달라고. 그래서 물 뜨러 잠시 자릴 비운 사이 애가 없어진 거예요. 아기를 갖고 싶은데 어떤 사정으로 낳지 못하는 사람이 납치한 걸로 보여요. 자기가 데려다 키우려고. 아이 없어진 후로 돈을 요구하는 협박 전화 같은 게 안 왔거든요." 실종 아동 전단을 한참 바라보던 나씨가 다시 말을 이었다. "이 집은 애가 사라진 후로 부모가 이혼했어요. 애 엄마는 자식을 지키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세상을 등졌고요. 실종 아동 가정은 대개 비슷한 이유로 무너집니다." 나씨는 "아이를 잃은 부모는 절망에 젖어 남은 인생을 온전히 살아가지 못한다"며 "그들과 슬픔을 나누고자 시작한 일이 이렇게 오래갈 줄 꿈에도 몰랐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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