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걸어서 시험지를 받는 워킹 스루 수령 장소는 학생·학부모가 상대적으로 덜 붐볐다. 정문과 후문에 각각 시험지 수령 장소를 분산했기 때문이다. 도로 횡단을 비롯한 안전문제를 고려해 수령 장소까지 동선도 간단하게 했다.
코로나19를 대비하려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학생과 학부모가 정문과 후문에 들어서면 보건교사를 비롯한 학교 교사들이 직접 체온을 측정했다. 이때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학생에게는 일회용 마스크를 나눠줬다. 발열증상이 없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바로 시험지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낯선 상황에 몇몇 학생들은 쭈뼛거리며 시험지를 받았다. 시험지를 배부하던 교사들은 학생 한명 한명에게 “시험을 잘 보라”며 손을 흔들었다. 이날 한 학생은 오랜만에 보는 교사와 포옹 대신 짧은 주먹인사를 나누며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안전지도를 하던 한 교사는 “이렇게 시험을 치러야 하는 아이들이 안타까우면서도 오랜만에 얼굴을 보니 반갑더라”며 “코로나19가 빨리 종식돼 아이들이 등교해 시험을 보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경기고에서 드라이브 스루와 워킹 스루 등을 통해 시험지를 수령한 학생은 총 499명이다. 전교생 1157명 중 43%가 이를 택했다. 나머지 학생들은 집에서 시간표에 맞춰 시험지 파일을 다운로드해 풀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