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배 : 형, 우리 큰딸 알지?
필자 : 너무 잘 알지. 진짜 많이 컸겠다.
후배 : 응. 근데 큰애가 공부도 잘하고, 동생들도 잘 돌보고, 다 좋은데 딱 한 가지 아쉬운 게 말이 너무 없어.
필자 : 말이 없는 거야? 아니면 자기 주관이 없다는 거야?
후배 : 그러네. 말이 없는 게 아니고 자기 생각을 잘 이야기를 안 해.
필자 : 예를 들면?
후배 : 그러니까… 와이프가 늦게 오는 날은 가끔 음식을 시켜 먹거든. 근데 애들한테 “오늘은 뭐 시켜 먹을까?” 하고 물으면 항상 큰애는 자기는 아무거나 괜찮다고 하거나 아니면 둘째가 좋아하는 거로 시켜달라고 해. 음식 말고도 뭘 하려고 물어보면 그냥 동생 해달라는 대로 해달라는 거지.
필자 : 큰애는 음식 중에 뭐 좋아하는데?
후배 : 없어. 뭐든지 다 좋아해. 대신 입이 짧아.
필자 : 그럼 대부분 음식은 둘째가 좋아하는 거로 시키겠네.
후배 : 응. 형도 둘째 잘 알잖아? 여우짓 잘하는 거.
필자 : 흠. 이렇게 해. 다음에 아니 오늘 당장 가서 음식을 시킬 때 오늘만큼은 무조건 큰애가 원하는 거로 시켜줘. 무조건! 알았지? 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