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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인터뷰] '산 사이의 소인이' 펴낸 차호윤 작가

2019/12/23 15:21:10

첫 작품인데 좋은 평가를 받았어요.

"책이 나온 지 얼마 안 됐는데 많은 사람이 관심 갖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대학교 때 '동화책 쓰기' 수업에서 구상한 작품인데, 정식 출판까지 하게 될 줄은 상상도 못 했어요. 줄거리를 쓰고 어울리는 그림 한 장을 그려 교수님과 동화 전문가 앞에서 발표했는데요. 한 달 후에 미국 유명 출판사인 시몬앤드슈스터에서 연락이 왔어요. 정식으로 출간해볼 생각이 없느냐고요. 재밌고 놀라운 경험이었어요. 지금은 한국 번역본 출간도 검토하고 있어요."

기획부터 출판까지 책을 완성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고요.


"한국만의 색깔을 제대로 보여주고 싶었어요. 우리나라 전래동화에는 흙과 나무가 많이 나오잖아요. 한국 숲은 미국 숲과 다른 점이 많아요. 한국의 흙색이 더 따뜻한 느낌이에요. 종에 따라 다르지만 한국 나무는 차가운 색 같고요. 이런 한국 자연 풍경을 그리고 싶었어요. 한복을 그릴 때도 고민이 많았는데요. 소인이는 여자지만 치마 대신 바지를 입었어요. 역동적인 모습을 살리면서도 성별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은 어린이로 표현하고 싶었거든요."

책에 어떤 메시지를 담고 싶었나요?

"'작은 고추가 맵다'는 한국 속담이 있잖아요. 작지만 강하다는 뜻이죠. 외모, 성격과 상관없이 누구나 원하는 걸 이룰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에게 알려주고 싶었어요. 전 어렸을 때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내성적인 아이였어요. 좀 소심하기도 했고요. 그러다가 대학교에서 좋아하는 미술을 공부하면서 자신감을 얻었죠. 성격이 조용한, 저와 같은 어린 시절을 보내는 친구들에게 '괜찮아, 너도 할 수 있어'라는 말을 해주고 싶었어요."

차씨는 미국에서 나고 자랐다. 초등학생 때 잠시 한국에 살기도 했지만, 대부분 시간을 미국에서 보냈다. 학교에서는 한국사 대신 미국 역사를 배웠다. 인터뷰를 할 때도 차씨는 "영어로 한번 생각하고 한국어 표현을 떠올리느라 답이 느리다"며 양해를 구했다. 하지만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과 애정은 누구보다 크다. 어릴 때는 부모님께 선물로 받은 전래동화 전집을 수십 번 읽고 또 읽었단다. 대학에 진학하고서는 한국 전통 그림이 좋아 민화를 따로 배우기도 했다.

지금 살고 있는 환경이 책을 쓰는 데 영향을 미쳤나요?

"그럼요.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문화권의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나라예요. 다른 문화에 휩쓸리기도 쉬워요. 그래서 늘 제 뿌리를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내가 누구인지, 내 나라의 역사가 어떻게 이뤄졌는지요. 한국 동화도 읽으면서 한국에 대해 배우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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