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신중함과 우유부단함 사이에 서다
1601년 집필된 것으로 추정되는 '햄릿'은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와 더불어 셰익스피어 4대 비극의 하나입니다.
비극이란 주인공 대부분이 불행한 최후를 맞는 슬픈 작품을 뜻해요. 햄릿은 셰익스피어 4대 비극 가운데서도 최고로 평가받습니다. 인간사(인간 생활에서 일어나는 일)의 가장 보편적 주제인 '삶과 죽음'을 다루면서 여러 등장인물을 통해 '어떻게 사는 것이 가치 있는 삶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죠.
햄릿은 나쁘게 말하면 우유부단한 인물이에요. 아버지 원수를 갚겠다고 다짐하지만, 결정적 순간마다 고민에 빠져 실행에 옮기지 못하죠. 극 중 햄릿은 클로디어스를 죽일 절호의 기회를 잡아요. 클로디어스가 죄를 뉘우치며 참회의 기도를 올릴 때였죠. 하지만 이때도 햄릿은 빼어 든 검을 다시 집어넣어요. '흠…. 아무래도 지금은 때가 아닌 것 같군.' 그는 이런저런 이유를 대며 망설입니다. 이처럼 햄릿이 제때 행동하지 않은 탓에 결국 모두가 비극적 결말을 맞습니다. "사느냐 죽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는 햄릿의 우유부단한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이랍니다.
햄릿은 섬세하고 감수성 넘치는 성격이기도 해요. 추악한 세상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받으며 서서히 무너지죠. 우리도 살다 보면 여린 햄릿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과 자주 맞닥뜨려요. 햄릿을 마냥 답답하다고 욕할 수 없는 이유죠. 지금도 햄릿에 대한 평가는 엇갈립니다. 무엇 하나 쉽게 처리하지 못하는 햄릿, 결단력이 떨어지는 걸까요 아니면 신중한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