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주 군은 170㎝에 97㎏. 정상원 군은 146㎝에 40㎏이다. 우주 군은 소고기를 좋아하지만, 상원 군은 굳이 꼽자면 돼지고기가 더 좋단다. 우주 군은 처음 본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 말을 건다. 상원 군은 처음 만난 사람 앞에서는 수줍어 입을 떼기가 어렵다.
이렇게 다른 둘에게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씨름 선수’라는 것. 초등부 씨름 7개 체급 중 우주 군은 가장 무거운 ‘장사급(70㎏ 초과 120㎏ 이하)’, 상원 군은 가장 가벼운 ‘경장급(40㎏ 이하)’ 선수다. 동갑내기 두 어린이는 올해 열린 굵직한 전국 씨름대회에서 각각 5관왕을 차지했다. 외모와 성격, 식성까지 영 다른 둘이지만 씨름 이야기를 할 때면 초롱초롱해지는 눈빛만은 같았다.
힘 좋은 장사급, 민첩한 경장급
같은 스포츠지만 두 선수가 사용하는 기술은 완전히 다르다. 우주 군의 주특기는 ‘들배지기’와 ‘뿌려치기’. 그중 들배지기는 상대방을 번쩍 들어 넘어뜨리는 기술로 힘이 필요하다. “힘을 내려면 덩치도 커야 해요. 저는 엄마를 닮아서 또래보다 체격이 좋아요. 장사급에서는 보통이지만요. 무조건 덩치가 크다고 씨름을 잘하는 건 아니에요. 기술력도 있어야죠. 힘을 제대로 쓰는 법을 알아야 하니까요.”(우주)
상원 군은 민첩성이 필요한 기술을 주로 사용한다. ‘앞무릎치기’ ‘오금채기’ 등 상대방 몸 아래로 순식간에 파고들어가 다리를 공격하는 방법들이다. 키가 작으면 유리하다. 무게중심이 낮아 빠르게 아래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덩치가 큰 애들은 앞무릎치기 같은 건 거의 안 해요. 저한테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아요. 장사급은 키가 커서 무게중심이 위에 있으니까 아래로 공격하기 어렵거든요. 게다가 장사급은 한 번 밑으로 빠지면 살아남기 어려워요. 상대방이 몸무게로 그냥 눌러버릴걸요?”(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