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9/09 09:25:23
멋있는 인체, 조각으로 남기리…'누드의 등장'
미술가들도 르네상스 흐름에 동참했어요. 고대 그리스·로마에는 있었지만 중세에 사라졌던 커다란 '인간 누드'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중세에는 "인간은 신 앞에 미천한 존재"라며 인간을 매우 볼품없게 묘사했어요. 인간의 나체도 불경하다며 드러내지 않았죠.
미켈란젤로의 대표작 '다비드 상'을 살펴보죠. 균형 있게 발달한 근육이 멋집니다. 갈비뼈와 손의 힘줄, 꽉 다문 입매까지 아주 세밀하게 표현했어요. 고대 그리스 조각에서 '콘트라포스토'라고 불리는 자세도 따왔습니다. 한쪽 발에 무게를 싣고 반대쪽은 편하게 두는 모습이에요. 인체가 완만한 'S자' 모양을 그려 가장 아름답게 표현된다고 알려졌답니다.
3차원의 공간을 2차원의 종이에, '원근법'의 탄생
'가까운 것은 크게, 먼 것은 작게 그린다.' 단순해 보이는 이 법칙이 처음 발명된 것도 르네상스 시대입니다. 이 역시 '인간'을 기준으로 뒀기에 가능했어요. 나의 눈 안에 들어온 세상을 그리는 것이니까요. 원근법은 건축가 필리포 브루넬레스키(1377~1446)가 발명했습니다. 당시 미술가들은 입체적인 3차원 공간을 2차원 종이에 생생하게 표현할 수 있는 이 엄청난 기법에 흥분했어요. 미학자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1404~1472)는 "원근법을 모르면 그림을 그리지 말라"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답니다.
레오나르도의 '최후의 만찬'도 원근법을 활용해 그렸습니다.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12명의 제자와 마지막 식사를 하는 장면을 담은 그림인데요. 맨 앞에 놓인 식탁을 가장 크게, 멀리 있는 창문은 작게 그려 공간감을 살렸어요. 가로가 880㎝인 이 그림 앞에 서면 마치 식사하는 사람들이 눈앞에 있고, 방 뒤쪽에 창문이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이 외에도 레오나르도는 '색채 원근법'을 사용했습니다. 가까운 물체는 진하고 또렷하게, 멀리 있는 물체는 흐리게 색칠해 거리감을 나타내는 방식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