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8/28 16:59:00
◇‘아세안사이버대학’으로 협력 활성화해야
이후 세션에서는 한-아세안 고등교육의 협력과 전망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지난해 우리나라에 있는 해외 유학생 수는 14만2205명으로, 이 중 아세안 학생은 1만1354명(13.2%) 수준이다. 서울대에서 직업교육과 관련해 연구하고 있는 키티투치 오리순(Kittituch Orisoon)씨는 "해외 유학생들이 영어 교육과정과 다문화적 환경 부재 등을 어려워하는 만큼 향후 고등교육 협력을 강화하고자 한다면 지원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서울대에 개설된 전체 1만904개의 강좌 중 영어 강의는 1237개에 불과하다. 그는 또 "앞으로 고등교육에서 한-아세안의 협력은 다양한 분야에서 이뤄질 수 있다"며 "기존에도 있었던 교환학생, 워크숍, 컨퍼런스뿐만 아니라 무크(MOOC)나 한-아세안 대학 간 공동학위제, 복수학위제 등을 점진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이날 컨퍼런스에서는 교육부와 한국학술교육정보원이 추진하는 아세안사이버대학(ASEAN Cyber University·ACU) 프로젝트가 주목받았다. 우리나라의 이러닝 기술을 바탕으로 하는 ACU는 한국을 비롯한 아세안 10개국 학생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강의를 수강하고 학점과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프로젝트다. 지난 2013년 ACU 사업의 실현가능성에 대한 재평가로 인해 당초 목표였던 2015년 개교가 미뤄지면서 내년쯤 출범할 예정이다. 이날 ACU의 설립모델과 실행전략을 제안한 연경심 부산대 글로벌HR개발협력연구소 연구원은 "ACU는 한국의 사이버 대학과 아세안의 온·오프라인 대학들이 파트너 관계를 맺고, 강의부터 교육과정 등을 교류하는 식으로 운영된다"며 "이러한 ACU의 기관들을 모아 하나의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단기적으로는 ACU 이름으로 학점을 부여하는 공동강의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이때, 각 강의는 온라인 또는 온·오프라인을 섞은 형태의 '액티브 블랜디드 러닝'(ABL)을 중심으로 이뤄집니다. 다음 단계에선 학점을 부여하는 교육과정을 바탕으로 학점은행제 시스템을 도입합니다. 특히 온라인 직업기술교육(TVET)에 특화한 교육을 제공하는 게 핵심입니다. 장기적으로는 ACU를 통해 4년제 학사 학위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해야 합니다. 한국과 아세안의 성인학습자 모두가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죠."
ACU의 실현가능성과 관련해 연 연구원은 "혁신적인 교수법, 인적자원과 기업의 수요를 조화롭게 반영한 교육과정을 마련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앞으로 한국과 아세안의 고등교육기관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일부 규제를 풀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