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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젖지 않고 빗속 산책… 마법 같은 공간 '레인룸'을 가다

2019/08/20 15:16:56

전시장으로 들어서는 길은 어둡고 조용했다. 조명이 비치는 곳에 다다르자, 5m 높이의 천장에 설치된 타일 모양 장치에서 뿜어져 내려오는 험악한 빗줄기가 눈에 보였다. 빗소리도 요란했다. 레인룸에서 내리는 비의 양은 1시간에 2000~3000ℓ라고 했다. 떨어진 물은 철제 배수구로 흘러간다. 류소영 큐레이터는 "정화 장치가 있어 물은 먹어도 될 만큼 깨끗하다. 일주일마다 새 물로 교체한다"고 했다.

정말 몸이 젖지 않을까? 기자는 반신반의하며 세찬 빗속에 발을 디뎠다. 두려움이 무색하게 기자 주변으로 비가 뚝 그쳤다. 바닥에 고인 물이 다리에 튀거나 천장에 맺힌 물방울이 떨어지는 것 외엔 거의 비를 맞지 않았다.

관람객들은 주변으로 물이 멈추는 것을 확인한 뒤 안심하고 휴대전화를 꺼내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기자는 지그재그로 걸어보고 빗속으로 손을 뻗어보기도 했다. 류 큐레이터는 더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여유롭게 움직이며 깊은 생각에 잠겨보세요. 노래를 들으며 춤을 추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 될 겁니다."

우리가 정말 비를 통제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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