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7/05 11:00:41
◇ 미네르바스쿨·에콜42 등 새로운 혁신 사례 등장
이러한 도전은 기존의 대학평가가 연구와 논문 위주의 양적 평가에 치우쳐 새로운 대학의 변화를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나왔다. 실제 이들의 지적처럼 대학교육엔 다양한 혁신사례가 등장하고 있다. 이번 심포지엄에 참가한 미네르바스쿨이 대표적이다.
2014년 처음 문을 연 미네르바스쿨은 기존 대학의 틀을 바꾼 혁신적인 형태로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대학은 시설이라곤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7개국에 설치한 기숙사밖에 없는 단출한 대학이다. 그러나 인터넷강의를 활용한 교육과 학생이 스스로 자신의 학업을 지정하는 능동적인 교육 형태, 그리고 7개국을 선회하며 학업을 하는 방식 등 모든 면에서 새로운 대학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미네르바스쿨을 설립한 벤 넬슨은 “기존 대학은 시설을 유지하고 교수진을 꾸리는 등 고정비용이 많고, 이를 활용한 연구에 치우쳐 정작 학생 교육엔 소홀했다”며 “이런 형태는 학생에게 지식을 전수할 순 있어도 지혜를 심어줄 순 없다”고 비판했다.
대학교육을 혁신하려는 사례는 미네르바스쿨 뿐만 아니다. 프랑스의 에콜42도 새로운 대학혁신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정형화된 대학이 아닌 코딩 창업학교로 불리는 곳으로, 교수 없이 학생들이 실제 기업과 현장에서 발생하는 기술과제를 팀 프로젝트를 통해 해결하는 프랑스 민간 교육기관이다.
그렇지만 이들 대학은 기존의 세계적인 대학랭킹 시스템에선 높은 성과를 거두지 못해왔다. 콘퍼런스에 참가한 헨크 필만 네덜란드 한제대 총장은 “연구력을 측정하는 기존 대학랭킹 시스템도 의미가 있지만 새로운 시도가 필요하다”며 “한제대는 220년의 역사를 가진 유서 깊은 대학이고, 네덜란드에서 혁신적인 대학으로 꼽히고 있지만, 이런 노력이 랭킹엔 반영이 어려워 새로운 시도를 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제대를 비롯한 한자대학동맹은 2세기가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녔지만, 연구성과를 기반으로 하는 평가에선 약세를 보여 이름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올해 개교 40주년을 맞은 인천대도 마찬가지다. 한자대학동맹은 12세기~13세기 북해와 발트해 연안의 독일 도시국가들이 통상을 목적으로 결성한 ‘한자동맹’에 속한 대학들의 연대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