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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기 채울 '고기', 마음 달랠 '책' '힐링 처방'… 누르면 나옵니다

2019/06/11 16:30:08

현재 전국에는 고기 자판기 20대가 설치됐다. 24시간 운영하는 은행 ATM 코너, 편의점, 직장인들이 다니는 빌딩 등에 자리를 잡았다. 유통 과정이 줄어든 덕분에 가격이 마트보다 약 20% 저렴하다. 정진영 농협 안심축산분사 차장은 "올해 안으로 접근성이 좋은 지하철역, 오피스텔 등에 200대를 추가 설치하는 것이 목표"라며 "집에 가는 길에 마트에 들르지 않고도 저녁 반찬을 사갈 수 있고, 가게가 문 닫은 늦은 시간에도 고기를 살 수 있어 편리할 것"이라고 했다.

헌책방 감성 느낄 수 있는 '설렘 자판기'

경기 고양 스타필드에 있는 '설렘 자판기'는 헌책을 판매한다. '로맨스' '추리' '힐링' '랜덤' 등 네 가지 장르 중 하나를 선택하고 7000원을 결제하면 책이 담긴 상자가 나온다. 상자를 열기 전에는 어떤 책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 기자는 추리 장르를 골랐다. '나는 처음부터 네가 수상했다'라고 적힌 상자가 나왔다. 뒤편에는 음식 제품의 영양 성분 표시처럼 장르 성격을 묘사한 표가 그려져 있었다. 스릴 5g, 호기심 3g 등이 담겨 있는 걸로 보아 추리 장르를 제대로 뽑은 듯싶었다. 상자에서는 미국 작가가 쓴 의학 추리 소설 '마커'가 나왔다. 누군가의 손때가 잔뜩 남아 정겨움이 묻어 나왔다.

자판기 속 책은 서울 청계천 헌책방거리에서 책방을 20년 이상 운영한 가게 주인이 직접 선정한 것이다. 때로는 책방 주인이 직접 쓴 손 편지도 나온다. 전자책(E-book)이 성행하는 요즘, 자판기에서나마 헌책방 거리의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다. 현장에서 만난 손정민(경기 고양 도래울고 1) 군은 추리 소설을 좋아하는 친구를 위한 생일 선물을 샀다. "아무것도 모르고 사는 게 마치 운명에 맡기는 느낌이라서 색다른 재미가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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