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05/21 16:17:16
눈에 보이지 않는 꽃가루가 더 위험해
며칠 전 비가 그친 뒤 길바닥에 물과 함께 고여 있던 노란 가루를 봤나요? 바로 송홧가루(소나무 꽃가루)인데, 날리는 양이 워낙 많아 알레르기 주범이라는 오해를 받곤 하죠. 하지만 알고 보면 알레르기를 거의 일으키지 않는 물질이라고 합니다. 괜한 오해를 샀던 송홧가루는 그간 말도 못하고 억울했을 겁니다.
실제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꽃가루는 아주 작아 눈에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돼지풀·환삼덩굴·쑥 같은 잡초류나 도토리가 열리는 참나무의 꽃가루입니다. 푸른색 식물이라서 대부분 '이 식물의 꽃가루를 조심해야겠다'는 생각을 못 하곤 합니다.
우리 주변 환경이 변화하면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식물은 더 늘어날 전망입니다. 국제연합(UN) 기후변화위원회에 따르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가 짙을수록 꽃가루를 날리는 식물이 증가해 알레르기 환자 수가 늘어납니다. 예컨대 가을철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는 꽃가루를 뿜어대는 '돼지풀'은 이산화탄소가 풍부할수록 번식력이 높아집니다. 1990년대에 들어 공기 중 이산화탄소 농도는 산업화 전보다 29% 늘었죠. 2000년대 이후에도 증가 추세는 계속됐어요. 공기 중 이산화탄소는 점점 증가하고 있으니 알레르기를 앓는 사람도 더 많아질 수 있어요.
지구온난화로 식물이 꽃가루를 날리는 기간도 예전보다 훨씬 길어졌어요. 일찍 꽃을 피우고, 늦게 지죠.
미세 먼지 체크하듯 '꽃가루 지수' 확인해야
꽃가루가 많이 날릴수록 면역력 약한 어린이들이 알레르기를 앓을 확률은 더 높아지겠죠. 한 번 생긴 꽃가루 알레르기는 치료를 받더라도 좀처럼 사라지지 않습니다. 몸 상태에 따라 심해졌다 좋아지기를 반복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