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김은우의 에듀테크 트렌드 따라잡기] 코딩으로 음악을 만드는 디제이가 보여주는 직업의 미래

2019/04/02 09:22:32

가장 대중적인 예술인 음악. 또한 음악은 가장 기계화, 자동화가 빠르게 된 분야기도 합니다. 오늘은 음악 산업이 어떻게 바뀌었는지 알아보면서, 직업의 미래를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합니다.

원래 음악은 생음악이었습니다. 음악 산업이라면 '악보' 산업을 말하는 시대였죠, 직접 악보를 보고 피아노를 치고, 노래하는 게 음악이었습니다.

이후 에디슨이 축음기를 발명하면서 '녹음된 연주를 듣는' 일이 추가되었지요. 처음에는 그저 완성된 생음악 연주를 '다시 재생하는' 수준이었습니다. 이후 비틀스, 비치보이스 등이 스튜디오를 실험실 삼아 다양한 소리를 넣어 만든 '월 오브 사운드'라는 방식이 개발되어, 비로소 음원은 생음악을 넘어선 작품이 되었습니다.

이후 지금. 전자 음악과 힙합 음악이 세계를 지배하는 요즘은 음악이 사뭇 달라졌습니다. 자유롭게 컴퓨터를 통해 소리를 자르고 붙여서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만들 수 있게 된 거지요. 과거에는 연주자들이 직접 연주해서 만들어야 했던 음악이 이제는 두어 명의 전문가가 컴퓨터와 함께 만들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녹음 과정에서 연주자의 비중이 줄어든 거지요. 제작자 입장에서는 비용 절감이지만, 연주자 입장에서는 일감이 줄어든 겁니다. 조금 과장하자면, 요즘은 컴퓨터만 있다면 100만 원 이내의 예산으로도 전문가 수준의 음반을 만들 수 있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한술 더 뜹니다.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음악을 만드는 거지요. 알고레이브가 바로 그 행사입니다. 이 행사를 주최했던 음악가이자 프로그래머인 Thorsten Sideb0ard는 이미 자신은 예전부터 알고리즘을 통해 음악을 만들었다고 이야기 합니다. 분위기를 정해 코드로 입력하면, 서로 다른 방식의 편곡이 자동화되서 나옵니다. 프로그래머는 음악 분위기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음악가는 기획을 하고, 진짜 편곡 작업은 기계가 대신 해 주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이라면 음악가는 소수만 필요합니다. 그 소수는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기획하고, 홍보하는 능력을 갖춰야 합니다. 음악 이론에 대한 지식에 해박하고, 연주를 잘 하는 전문가는 여전히 중요하지만 필요한 숫자는 점차 줄고 있지요.

음악 산업의 변화는 그대로 사회의 변화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한때 음악은 직접 연주하거나, 누군가 연주했던 녹음을 듣는 산업이었습니다. 이제는 사람은 방향만 정해주면 기계가 음악을 만들어줍니다. 이 상황에서 필요한 음악가는 과거의 음악가와는 전혀 다르겠지요. 당장 코딩하는 디제이의 모습은 과거에 악보를 그리던, 악기를 연주하던, 혹은 녹음실에서 씨름하던 음악가의 모습과는 전혀 다릅니다.

과거에 적합했던 인재가 지금 상황에 꼭 맞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교육, 새로운 인재가 필요한 이유를 보여주는, 음악 산업의 변화. 코딩하는 디제이였습니다.

목록